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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8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황해남도 강령·옹진 지구에 대규모 관개공사가 완성되었다며, 이를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불멸의 업적”이라고 극찬했다.
기사에 따르면 강령호 담수화 사업을 통해 ‘물 부족의 역사가 종지부를 찍었다’며 주민들의 감격과 충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수사는 북한 체제 특유의 선전적 과장에 불과하며, 실질적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노동신문은 강령호 담수화 덕에 “가물골이 물풍년골로 변했다”고 선전하지만, 이는 현장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
북한의 관개시설은 만성적인 전력 부족과 관리 부재로 가동률이 극히 낮다. 펌프와 양수장은 제때 보수되지 못하고, 농민들은 여전히 빗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천수답(天水畓)’에 머물러 있으며, 기후변화와 가뭄이 겹칠 경우 다시 식량 위기로 빠져들 수 있다.
신문은 김정은이 “인민군 건설력을 투입해 짧은 기간에 기적을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체제의 군사 우선주의가 농업에까지 강제적으로 개입한 사례일 뿐이다. 주민과 군인들은 강도 높은 동원 노동에 시달렸고, 노동 안전이나 보상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군대 투입 → 단기간 완공 → 수령의 업적’이라는 전형적 선전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노동신문은 올해 풍년을 장담하지만,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여전히 국제기구 추정치에 미치지 못한다. 북한 농업의 구조적 문제—낡은 농기계, 비료와 농약 부족, 토양 염해—는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서해안 간석지 농업은 염분 문제와 해수 범람으로 수확량이 일정치 않다. 그럼에도 “당의 은덕으로 쌀이 많은 만석(萬石)이 되었다”는 구호만 반복된다.
기사는 농장원들이 감격에 눈물 흘리며 “쌀로써 은덕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는 강제적 충성 서사일 뿐, 주민들의 자발적 목소리가 아니다. 물 부족 문제는 근본적으로 체제의 정책 실패와 무리한 수리화 사업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를 지적하는 비판은 철저히 봉쇄된다. 결국 신문은 주민들의 현실적 요구를 ‘충성 맹세’로 전환해 버리는 것이다.
강령호 담수화는 북한 선전이 즐겨 사용하는 “생명수” 신화*의 최신 버전이다. 그러나 “세세년년 풍년”이라는 약속은 공허하다. 농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고,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된다.
‘총비서의 은덕’만을 강조하는 이 같은 기사들은 북한 체제의 식량 문제 은폐와 정치적 충성 강요라는 본질을 드러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