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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90 |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9월 20~2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를 열고 ‘량곡관리법’과 ‘지적소유권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인민의 권익을 위한 “법적 장치”라 선전했지만, 실상은 인민을 통제하고 정권 유지를 강화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
보도에서 강조된 ‘량곡관리법’은 표면적으로는 곡물의 수매, 보관, 공급을 합리화해 식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법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실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만성적인 부족과 배급 중단, 암시장에 의존한 거래가 현실이다.
새로운 법은 국가가 “량곡 관리소”를 3대 필수 건설 대상에 포함시켜 전담 운영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주민들의 자율적인 식량 확보와 유통을 차단하고 중앙정부가 배급과 유통을 독점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다시 말해, 주민에게 빵을 보장하는 법이 아니라 빵조차 빼앗을 수 있는 법적 무기다.
지적소유권법 제정 역시 모순적이다. 북한은 혁신이나 창조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사회다. 과학기술인재들이 개발한 성과물조차 체제 선전과 군사적 목적에 종속된다. 지식 재산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실제로는 연구 성과와 기술을 국가가 독점하고, 개인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구조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는 과학자와 기술자를 동원해 체제 유지용 “성과물”을 생산하게 하고, 성과는 ‘당의 업적’으로만 귀속시키는 또 다른 억압 장치다.
보도에서 언급된 수많은 대의원들의 토론은 결국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반복이었다. 회의 진행은 사전에 각본이 정해진 ‘의례적 합창’에 불과하며, 토론이라기보다 충성 경쟁이다. 법안이 전원 찬성으로 채택되는 풍경은 ‘최고인민회의’가 결코 민주적 의사 결정 기구가 아님을 드러낸다.
회의 마지막에 김정은이 등장해 “국정의 사명과 권한을 다하라”고 지시하자, 대의원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회의의 목적은 인민을 위한 정책 논의가 아니라, 김정은의 권위와 지도력을 재확인하고 우상화를 강화하는 데 있음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한 최고인민회의 회의는 ‘법치’의 외피를 쓴 통제 강화의 행사였다. 식량난과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인민의 자율성과 권리는 부정되고, 모든 법은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인민이 주인이 되는 법은 없으며, 오직 “인민을 위한 척하는 법”만 존재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