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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91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김책제철련합기업소의 ‘강철전사’들이 올해 철강재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례 없는 분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당원협의회와 종업원모임, 기동예술선동대 활동까지 언급하며 마치 생산현장이 “용암처럼 끓는다”는 과장된 표현으로 치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체제 선전에 불과하며, 실제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주민들의 현실을 감추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대중의 정신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발언을 반복 인용하며, 정신주의적 구호로 생산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환상을 퍼뜨린다. 그러나 철강산업은 고도의 기술과 안정적 원료·에너지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영역이다.
원료와 설비 노후화, 전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신력’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불가능하다. 이는 결국 기술·자원 빈곤을 가리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보도는 ‘천리마 대고조’ 시대의 노동 투쟁 정신을 소환하며 노동자들에게 “만난을 뚫고 나가라”고 압박한다. 그러나 이는 1950~60년대식 초과노동 강요와 인민 동원의 되풀이일 뿐이다.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은 배제된 채, 국가가 목표 달성을 명분으로 과로와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교대마다 증산경쟁”이라는 표현은 노동자들에게 과중한 생산 압박이 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는 기동예술선동대와 축하방송이 동원되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 생산성과 무관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선동은 일시적으로 사기를 고취할 수는 있으나, 설비 관리·기술 혁신·안전 투자 같은 본질적 과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런 선전은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가리며 허위 성과를 부풀리는 역할만 한다.
신문은 산소분리기와 용광로 개선, 압연 공정 혁신 성과 등을 나열하며 성과를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은 여전히 철강재 부족, 에너지난, 생활용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생산 목표 점령’이라는 구호는 주민 생활 개선보다는 체제 치적 홍보용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국가 산업정책이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의 선전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는 기술적·경제적 한계를 덮기 위한 정치 선전, 노동자에 대한 압박 정당화, 성과 왜곡이라는 북한 체제 특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강철전사”라는 미화된 수사 뒤에는, 낡은 설비와 부족한 자원, 과도한 노동 강요로 신음하는 노동자의 현실이 있다.
김책제철소의 ‘혁신’은 북한 당국이 말하는 것처럼 “용암처럼 끓는” 생산 현장이 아니라, 체제 선전의 불쏘시개에 불과한 것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