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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91 |
조선신보가 평안북도 박천군의 ‘밀-밭벼 두벌농사’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 정책을 앞장서 관철한 결과 올해 면적을 3배로 늘리고, 밀과 밭벼 모두에서 정보당 6t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과학적 현실과 농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무시한 정치적 선전에 불과하다.
기사에 따르면 밀을 6월 말에 수확한 뒤 불과 일주일 안에 밭벼 모를 심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생육기일을 보장하기 극히 어렵다. 밭벼가 아무리 생육이 짧은 품종이라 해도 고온기와 가뭄 속에서 단기간에 6t 이상의 소출을 낸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국제적으로도 밀-벼 두벌농사는 기후와 토양 조건이 특별히 맞는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북한이 처한 만성적 비료 부족, 토양 황폐화, 관개 인프라 열악함을 고려할 때 ‘성과’는 통계적 조작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불경재배’(밭갈이를 하지 않는 방식)를 도입해 연유 절약과 지력 향상을 이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 농업에서 무경운 농법은 기계화, 비료·농약 투입, 장기적 토양 관리가 뒷받침돼야 성과를 낸다.
북한처럼 연료와 농자재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단기적 효과를 선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 토양 비옥도 유지와 생산성 증대는 보장되지 않는다. 결국 ‘혁신적 농법’이라는 포장은 체제 선전용 구호에 불과하다.
기사에서는 “종자 문제 해결”을 농업 성과의 비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속적으로 종자 부족과 품종 관리 실패에 시달려왔다. 새로운 품종을 찾았다며 홍보하지만, 이는 과학적 연구와 보급 체계가 아닌 정치적 의지를 앞세운 캠페인일 가능성이 크다.
구조적 문제 - 농업 연구 인프라 붕괴, 농민들의 자율성 결여, 국가의 강압적 동원 체계 -가 해결되지 않는 한 ‘종자 혁신’은 허상일 뿐이다.
박천군의 사례는 결국 노동당의 ‘벼와 밀 생산 압도적 비중 보장’이라는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다. 기사 말미에서 강조하듯, 중요한 것은 농민의 과학적 성과가 아니라 “당정책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농업 현장의 어려움이나 과학적 타당성은 무시되고, 충성심과 정치적 구호만이 강조되는 구조다. 이는 농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식량 위기를 왜곡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선전이다.
조선신보가 주장하는 ‘밀-밭벼 두벌농사 성과’는 농업 과학과 현실을 무시한 정치적 허구다. 불리한 자연조건, 비료·연료 부족, 종자 관리 실패라는 구조적 한계를 덮어두고, “당정책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보도는 결국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체제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