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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91 |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직접 현장을 돌아봤다며 평양종합병원의 ‘준공 임박’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한 보도 뒤에는 반복되는 부실 행정, 정치적 과시, 그리고 주민들의 실질적 의료 현실과 괴리된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김정은은 이번 시찰에서 병원의 공간 배치, 색채 설계, 정보화 시스템 등을 상세히 언급하며 마치 북한 의료 체계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듯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의료 서비스 개선보다는 당의 ‘보건 혁명’을 선전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북한 주민 다수가 여전히 기초 의약품조차 구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규모 종합병원 하나로 체계적 의료 붕괴를 가릴 수는 없다.
김정은은 건설 지연의 원인을 일부 내각 간부와 병원건설연합상무 관계자들의 ‘공명심’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1년 반 이상 지연된 이유가 단순히 몇몇 간부의 무능 때문만은 아니다.
북한 경제 전반의 만성적 불투명성,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 제재와 자원 부족이 근본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지도자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고 하위 간부에게 모든 잘못을 떠넘겼다. 이는 구조적 실패를 은폐하고 체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전형적 방식이다.
김정은은 평양종합병원을 “당 창건절을 맞아 인민에게 안겨주는 선물”이라 표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민들의 자발적 기부금과 강제 동원이 뒤섞인 병원 건설 과정에서,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은 더 어려워졌다. 당국이 뒤늦게 모금액을 반환했다고 선전하지만, 이는 무리한 동원과 착취로 인한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보도에서는 평양종합병원이 ‘전국 보건체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 강조했지만, 지방의 보건 인프라는 여전히 붕괴 상태다.
약품 공급 부족, 의료진 유출, 노후화된 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중앙 병원 건립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당국이 “해마다 20개의 지방 병원”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 또한 실현 불가능한 약속에 가깝다.
평양종합병원은 북한 정권이 내부적 위기와 의료 붕괴 현실을 감추기 위해 내세운 ‘쇼케이스’에 불과하다. 주민들의 실질적 건강권 보장은 뒷전이고, 당 창건 80주년이라는 정치 일정에 맞춰 병원 준공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우선되고 있다.
결국 이 병원은 북한 체제 특유의 정치 선전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며, 주민들의 삶과 건강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