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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92 |
조선신보가 9월 25일 보도한 “평양육아원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다섯쌍둥이” 기사는 표면적으로는 ‘국가의 은정’과 ‘체계적인 보육 지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 특유의 정치적 선전 구조와 현실 왜곡이 뚜렷이 드러난다.
보도에 따르면, 다섯쌍둥이의 이름은 각각 손충정, 손성룡, 손다정, 손하룡, 손리정이며, 가운데 글자를 합치면 “충성다하리”라는 구호가 완성된다. 이는 부모의 자유로운 작명이라기보다, 체제가 요구하는 정치적 충성심을 개인의 정체성에까지 주입하는 상징적 행위다.
한 가정의 아기 이름조차 ‘당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정치적 선동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평양육아원이 희귀한 물고기, 보약재, 남방과일까지 공급받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는 특수한 전시용 시설에 국한된 이야기다. 실제 북한의 지방 육아원이나 고아원에서는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아동 영양실조와 사망 사례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체제가 선전할 필요가 있는 ‘상징적 공간’만이 과도한 자원 배분을 받는 셈이다. 결국 기사에 등장하는 다섯쌍둥이는 ‘국가의 자애’를 보여주기 위한 홍보 수단일 뿐, 북한 전체 아동의 생활 수준을 대변하지 못한다.
북한은 다자녀나 부모가 없는 아동을 국가 시설에서 일괄 양육한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국가가 어린 시절부터 개인을 통제하고 사상적으로 길들이는 체계로 작동한다. 유치원 이전 단계부터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 교육이 이루어지고, 부모의 자연스러운 양육 권리마저 체제의 틀 안에 종속된다. 이는 ‘복지’라기보다 ‘사상 통제의 출발점’에 가깝다.
국제 사회가 꾸준히 지적해온 문제는 북한의 아동 영양실조와 보건 위기다.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까지도 북한 아동 10명 중 3명 이상이 만성 영양부족을 겪는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수백 가지 생활필수품’을 강조하며 체제 선전용 과장 보도에 몰두하고 있다. 현실과 선전의 간극은 곧바로 북한 주민들의 불신과 냉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섯쌍둥이의 탄생은 분명 축하받을 일이지만, 북한 정권은 이를 개인과 가족의 기쁨으로 존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충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국가의 보육 시스템을 과시하며,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이는 진정한 복지국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의 아동들이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희귀 과일과 보약재’가 아니라, 균등한 영양, 자유로운 성장, 그리고 체제 선전에서 벗어난 인간다운 권리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