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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97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김일성종합대학 과학자들이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대형산소분리기에 ‘우리식’ 적외선가스분석장치를 도입했다며 금속공업의 주체화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보도는 이번 성과가 “주체철 생산 정상화”와 “에너지 절약형 산소열법용광로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는 혁신적 성취라고 포장한다. 그러나 기사 속 ‘성과’는 북한 체제 특유의 과장된 선전 수법에 불과하며, 실제 산업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북한 언론은 연구개발의 성과를 기술적 진보보다 체제 충성의 증거로 포장한다. 기사 전반은 연구성과 자체보다 김정은의 지도력, 당의 노선, “주체성 강화”라는 정치적 문구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과학 연구가 본래의 학문적·산업적 목적을 넘어, 체제 선전의 도구로 왜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신문은 “극미량의 탄산가스 측정”을 가능케 하는 분석장치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북한 금속공업이 직면한 본질적 문제를 덮는다. 만성적인 전력난, 노후화된 제철·제강 설비, 국제 제재로 인한 원자재·부품 부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단일 장비의 도입이 산업 전반의 정상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북한은 이번 사례를 “우리 식 첨단기술”의 승리로 강조하지만, 국제 과학기술 흐름과의 단절 속에서 고립적으로 제작된 장치가 얼마나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세계 철강 산업은 이미 인공지능 기반 공정관리, 자동화, 친환경 제철 기술로 전환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낡은 산소열법에 여전히 매달리며 “주체철”이라는 구호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노동신문은 연구진이 “두 달 만에 기존 장치보다 성능이 월등한 설비를 완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과속 연구·개발 서사는 북한 특유의 성과주의 압박을 드러낸다.
학문적 검증과 산업적 안전성을 확보하기보다는, 정치적 기념일(당 창건 80돐, 당 제9차 대회)에 맞춘 단기 성과 과시가 우선시된다. 이는 결국 연구자와 산업 현장 모두에 부실을 낳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보도의 핵심은 과학적 성과가 아니라, 정권이 위기 속에서도 자력으로 길을 열고 있다는 이미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 제재와 심각한 에너지·자원 부족 속에서 북한 금속공업의 “주체화”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구호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이 말하는 “의의 있는 성과”는 북한 금속공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한 돌파구가 아니라, 체제 홍보용 상징적 장치에 불과하다.
극미량 탄산가스 측정 장치 하나로 주체철 생산 정상화와 산업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사실보다 정치적 환상을 앞세운 선전극에 지나지 않는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