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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98 |
노동신문은 최근 자강도 랑림군 신원농장에서 진행된 새 살림집 입사 모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산골마을에도 ‘새 문명’과 ‘만복의 터전’이 마련되었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새 주택들은 현대적 감각을 반영해 건설되었고, 주민들이 당의 은덕에 감사하며 춤과 노래로 환희를 표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당국 특유의 선전 논리에 불과하며, 실제 농촌 주민들의 생활 실태와는 괴리가 크다.
북한은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을 내세워 전국적으로 새 주택 건설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탈북민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방 건설은 자재 부족과 전력난으로 지연되거나 형식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신축 주택조차 난방 연료나 전기 공급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아 실제 거주 환경은 열악하다. ‘문화적 리상촌’이라는 표현은 정치적 미사여구일 뿐, 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고 보기 어렵다.
행사에서는 ‘당에 대한 고마움’을 연설자가 강요하고, 농민들은 쌀 증산과 충성을 맹세했다. 새집 입사 모임조차 주민들의 자발적 기쁨보다는 체제 선전과 정치적 의례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무상 제공이라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건설 과정에서 주민들의 노동력이 대거 동원되고, 개인 재정 부담까지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안겨준 선물’은 주민들에게 또 다른 의무와 부담을 떠안긴다.
신문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행복”이라 선전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새집은 일부 시범 단지나 지도부 방문 예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되며, 전국 농촌 대다수는 여전히 낡은 초가집·흙벽집에서 생활한다. 선택된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을 전체 주민들의 ‘만복’으로 포장하는 것은 체제 선전의 전형적 수법이다.
랑림군의 새집 홍보는 북한 정권이 내부 불만을 무마하고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연출일 뿐이다. 외형적으로는 ‘현대적 주택단지’라는 포장을 씌우지만, 그 속에는 지속되는 식량난·에너지난·지역 불평등이 감춰져 있다.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누려야 할 ‘새 문명향유의 기쁨’은 아직도 먼 미래의 약속일 뿐, 당의 선전에 불과하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