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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99 |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무산광산련합기업소에서 ‘250만 산대발파’를 성과적으로 단행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보도는 이 사건을 ‘영웅적 로동계급의 본때’라 치켜세우며 당 제9차 대회와 당창건 80주년을 맞이하는 ‘찬란한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선전 뒤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와 체제 유지 논리가 숨어 있다.
보도는 노동자들을 ‘김일성-김정일 노동계급’으로 신격화하며 그들의 투쟁이 체제 발전의 원동력인 것처럼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 노동 환경을 은폐한 선전 수사에 불과하다.
북한의 광산 노동자들은 장비 부족, 안전 대책 미비, 저임금 구조 속에 위험천만한 작업을 강요당한다. ‘영웅적 노동’이라는 표현은 열악한 노동 조건을 정당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250만 산대발파는 수백만 톤의 박토와 광석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대형 폭파 작업이다. 이는 단기적인 채굴량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광산 붕괴, 토사 유출, 주변 생태계 파괴, 주민 안전 위협을 동반한다.
북한 당국은 ‘장쾌한 뢰성(천둥소리)’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했지만, 이러한 대규모 발파는 광산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극도로 높이는 행위다.
조선중앙통신은 자재 부족을 ‘지역의 원료·자재 활용’과 ‘만가동, 만부하’로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국제 제재와 외화난으로 필수 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추는 말에 불과하다. 결국 ‘자력갱생’은 생산 현장의 과부하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호일 뿐, 지속 가능한 산업 전략이 아니다.
이번 대발파는 기술적 필요성보다는 정치적 목적이 더 컸다. 당 제9차 대회와 당창건 80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성과를 보여주려는 전형적인 ‘행사 맞추기식 성과주의’이다.
실제로 북한 산업은 장기적 발전 전략보다는 정치 일정에 맞춰 단기성과를 과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생산 효율성과 안전을 해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보도에 따르면 ‘수십 차 협의회’와 ‘사회주의 경쟁’이 조직되었고, 노동자들은 ‘대담한 창조와 부단한 전진’으로 선동되었다. 이는 노동자의 권익이나 안전보다 정치적 충성을 우선시하는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광산 개발은 경제적 필요가 아니라 체제 선전과 결부되어, 노동자들은 정치적 도구로만 소비되고 있다.
무산광산의 250만 산대발파는 과학기술적 성과가 아니라 정치적 쇼에 가깝다. 북한 당국은 이를 ‘영웅적 노동계급의 본때’로 미화하지만, 그 이면에는 위험한 작업 강행, 환경 파괴, 안전 무시, 정치 행사 맞추기식 성과주의가 자리한다.
결국 이 발파는 북한 체제가 경제 발전의 현실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선전과 동원에만 의존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