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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99 |
조선신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9월 29일 도쿄 조선회관에서 열린 재일본조선인중앙대회에서는 김정은에게 바친다는 “충성의 편지”가 채택되었다.
총련 중앙 허종만 의장이 직접 편지를 ‘이어달리기 대표단’에 위임했으며, 행사 참가자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와 《김정일장군의 노래》 주악 속에서 충성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이 행사는 겉으로는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 경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재일동포 사회를 체제 충성의 도구로 동원하려는 정치 의례에 불과하다.
개인의 자유로운 목소리나 재일동포 사회의 다양한 현실은 배제된 채, 오직 김정은 개인에 대한 맹목적 충성만이 강요된다.
총련은 80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충성의 편지를 평양까지 전달하겠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 ‘이어달리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정치 선전의 연장선에 있다. 대표단의 가슴이 “꿈결에도 평양으로 달려간다”는 수사는 재일동포들의 삶과 고민을 외면한 과장된 선동일 뿐이다.
일본 내 조선학교 지원 부족, 차별 문제, 세대 간 갈등 등 실제 과제는 철저히 외면된다. 대신 김정은을 향한 ‘헌신’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구조다.
리광일 단장은 이번 대표단 활동이 “총련의 새로운 10년 투쟁”을 위한 세대 단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차세대 재일동포 청년들을 정치적 충성심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북한 체제의 ‘핵심 일군’으로 길러내겠다는 의도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적 권익 보장과 사회적 기회의 확대이지, 독재 체제에 대한 맹세가 아니다. 총련이 청년층을 ‘계주 봉’처럼 이용하며 충성 경쟁에 내모는 모습은, 오히려 재일동포 사회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갉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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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99-1 |
이번 중앙대회는 철저히 상징과 의례로 포장된 정치 쇼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 뒤에는 재일동포 사회가 직면한 냉엄한 현실—교육 재정난, 사회적 고립, 일본 사회와의 갈등—이 가려져 있다.
총련은 이를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북한 당국에 대한 충성 퍼포먼스로 시간을 허비한다.
‘충성의 편지’는 종이 위의 문구일 뿐이며, 실제 재일동포들이 원하는 것은 더 나은 삶과 자유로운 선택권이다. 체제에 충성을 강요하는 의례는 결국 동포 사회의 미래를 더욱 옥죄는 족쇄로 작용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회는 재일동포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 북한 정권을 위한 선전 도구로 활용된 전형적인 사례다. 충성의 편지는 그들의 진정한 삶의 문제를 가리지 못한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