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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00 |
조선중앙통신은 10월 3일 황해북도 승호군 광정농장과 만달남새농장에서 진행된 ‘새집들이 경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농촌의 특색을 살린 신축 주택들이 “당의 은정 속에 마련된 행복의 보금자리”로 강조되었고, 웃음과 노래, 춤판이 벌어진 흥겨운 풍경이 부각됐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실제 농촌 주민들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의도적으로 가리고 있는 전형적인 북한식 선전의 단면을 드러낸다.
북한 매체가 강조하는 새집 건설은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체제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무대 장치에 가깝다.
실제로 기사에 등장하는 행사에는 도·군 단위의 당·정권기관 간부들이 앞장서 참가해 허가증을 전달하고 농민들에게 당과 제도에 대한 충성을 독려했다. 이는 본질적으로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이 아니라, ‘당의 은혜’를 반복 주입하는 정치적 의례에 불과하다.
북한은 농촌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정작 농민들의 생활상 고충—만성적인 식량난, 비료 부족, 노후 농기계 문제—는 외면된다.
새집이 몇 채 건설되었다고 해서 농업 생산성과 주민들의 생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거 공간 개선을 포장하는 방식으로 체제 충성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반복될 뿐이다.
보도에서 언급된 ‘웃음소리와 노래소리’는 주민들의 진정한 생활만족을 반영하기보다는, 선전용 무대에서 강요된 퍼포먼스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는 주민들이 새집에 입주하기 위해 당국의 계획에 맞춰 자재 운반이나 건설 노동에 동원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생활 기반시설(전기·수도·난방 등)의 안정적 보장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북한 농촌에서 ‘새집들이’는 흔히 주민들의 자력 동원과 고된 노동 위에 세워진 껍데기식 성과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의 농촌 건설 보도는 반복적으로 ‘현대적 주택’과 ‘새 마을 풍경’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전시성과 선전 효과에 머물 뿐, 농촌 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장기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몇 채의 새집이 아니라 안정적인 식량 배급, 합리적인 농업정책, 자유로운 경제활동이다.
승호군과 만달남새농장의 새집들이는 겉으로는 ‘농민 생활 향상’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됐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에게 체제 충성을 강요하는 또 하나의 선전 이벤트에 불과하다.
북한 농촌의 현실 문제를 외면한 채 전시성 행사만 되풀이하는 한, ‘행복의 보금자리’라는 선전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