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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01 |
조선신보는 최근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이 3개의 금메달과 여자 단체 2위를 차지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기사 전반을 살펴보면, 체육 성과 자체보다는 오히려 “당의 뜻”과 “우리 식 전법”을 강조하며 체육을 정치적 선전 도구로만 활용하는 북한식 보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스포츠 보도라면 선수 개인의 노력, 국제적 경쟁의 수준, 경기의 세부적인 과정을 조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조선신보의 보도는 시작부터 끝까지 “조국의 위상” “당의 지시” “사상정신 무장” 같은 정치적 수사를 덧칠하고 있다.
금메달의 주인공 한청송 선수조차 개인적 도전과정보다는 “양춘성 감독과 당의 지도”에 묶여 기술과 훈련이 설명된다. 이는 체육인이 주체가 아니라 체제 선전의 소품으로 이용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보도는 “우리 식의 경기전법과 선진적인 훈련방법”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승리가 마치 북한식 사상과 훈련법의 결과라는 이미지를 조장한다. 그러나 북한은 6년 만에 세계대회에 출전했으며, 국제 스포츠 환경의 최신 흐름에서 사실상 고립돼 있었다.
현대 스포츠는 과학적 데이터 분석, 국제 교류, 스포츠 의학, 첨단 장비와 연구를 통한 발전이 핵심인데, 북한이 이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식’이라는 말은 실제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정치적 자부심을 덧씌우려는 구호에 가깝다.
조선신보는 “조선 인민 누구나 찬탄을 아끼지 않는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검증 불가능한 집단적 환호의 강요된 서사다.
북한 내부에서는 국제 성과를 체제의 승리로만 인식하도록 선전·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선수 개인의 인간적 이야기나 자유로운 평가가 공론장에 오를 수 없다. 결국 주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자부심과 국가가 강요하는 선전 서사는 별개일 수 있다.
북한 선수들의 성취는 분명 개인적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조국의 위상” “당의 영도”와 결부시켜 선전하는 순간, 스포츠는 순수성을 잃고 체제의 도구로 전락한다.
이번 보도는 금메달 소식을 전했지만, 그 이면에는 선수의 인간적 이야기보다 정권의 체면을 세우는 도구로만 소비되는 북한 체육의 비극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