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평양 불 야경의 화려함 뒤편
  • - ‘날로 발전하는 불 장식 기술’ 선전의 허구

  • 북한 당국은 평양과 일부 신흥 거리의 ‘화려한 불 야경’을 체제 발전의 상징으로 선전을 하고 있는데요. 평양이라는 도시 하나만을 보게 되면 밤거리의 야간조명등이 다른 나라 대도시의 네온싸인처럼 휘황찬란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전체 사진을 찍은 항공사진을 보면 북한은 마치 중국과 한국사의 섬처럼 평양 주변만 불빛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고, 평양의 대형아파트는 오히려 주민들이 기피하는 추세인데 이는 높이만 높은 아파트에 전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그 높이의 아파트를 걸어서 오르내려야 하는 현실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심각한 전력난, 주민 생활의 피폐, 그리고 체제 선전 도구로 전락한 조명 정책의 허상을 꾸준히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이 자랑하는 불 장식 기술 선전이 지닌 정치적 목적과 한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화려한 불 야경’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십니까?

    - 불 야경은 단순한 도시 미관을 넘어, 주민들에게 ‘현대적 번영’을 체감하게 하는 정치적 장치입니다. 실제 불 야경을 감상할 정도의 도시는 북한 전역에서 평양이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평양주민들에게 하나의 큰 자부심을 갖게 하는 선전으로 활용되고, 북한 전체로는 수도 평양에 대한 동경심을 가짐으로써 체제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효과도 있는 겁니다.

    어쨌던 북한 정권은 이같은 불 야경을 통해 “당이 인민을 위한다”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생활 개선이 아닌 선전용 연출일 뿐이며, 불빛마저도 체제 충성심을 고취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2.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전력 사정은 어떤가요?

    - 평양 중심부나 신흥 거리 외곽을 조금만 벗어나면 정전이 일상적입니다. 농촌이나 지방 도시에서는 여전히 등잔불에 의존하는 가정이 많다고 알려져 있구요. 병원, 공장, 학교조차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 장식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활과 괴리된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항공사진
    한반도 항공사진

    앞서 말씀드린대로 평양은 초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한데 실제 평양 주민들은 그곳에 사는 것을 꺼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십층이 넘는 높이의 아파트에 엘리베이트가 제대로 작동이 안되어 걸어서 오르내리기가 일쑤이기 때문인데, 이 정도면 전력 사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열악한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그렇다면 북한이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불 장식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북한은 ‘형식적 외형’을 강조하는 선전 방식을 오래전부터 유지해왔습니다. 외형적으로 번영하는 모습, 현대화된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내부 불만을 무마하고 대외적으로 체제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불 야경은 바로 이러한 ‘빛의 쇼’로, 실질적 경제 발전, 주민들의 복지보다 체제 이미지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4.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나요?

    - 많은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과거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나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에도 비슷한 선전 방식이 있었는데요. 대규모 행사, 인공적 장식, 화려한 건축 조명 등을 통해 ‘사회주의의 위대함’을 시각적으로 강조했었죠.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경제 기반이 부실한 상황에서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결국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북한의 불야경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불 장식 선전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실제 효과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 일부 주민들에게는 순간적인 화려함과 자부심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우리 마을에는 왜 전기가 안 들어오나”라는 현실적 불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불빛은 잠시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식량난과 전력난 같은 구조적 문제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체제 선전의 허구성이 더 드러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6. 향후 북한의 불 장식 정책을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 북한은 계속해서 평양 중심지의 상징적 공간에 불 야경을 확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주민 생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불빛은 단순한 체제의 허상으로만 남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생산과 배분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불 야경이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기능하기는 어려울 텐데요.

    북한 내부나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선전에 엄청난 자금들을 투여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필요한 안정된 전기, 충분한 식량,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생활 복지에 관심을 가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10-06 20:41]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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