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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06 |
노동신문이 보도한 평원군 삼봉리와 운봉리의 새집들이 행사는 북한 체제 특유의 정치 선전극에 불과하다.
기사에서 “복받은 인민의 기쁨”이라는 문구를 반복하며 김정은의 “위민헌신”을 찬양하지만, 실상은 극소수의 시범용 마을 건설을 전체 농촌 현실로 포장한 전형적인 체제 미화 작업이다.
“한폭의 그림 같은 문화주택”이라는 표현은 북한 선전의 단골 문구로, 농촌의 낙후된 실상을 은폐하고 ‘사회주의 복지의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상징적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의 농업 부문은 심각한 생산력 저하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평안남도 일대는 원래 ‘서해곡창’이라 불렸지만, 토양 산성화와 비료 부족, 기후 불안정 등으로 수확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 공법”과 “현대감이 뚜렷한 살림집”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이다. 실제로 이런 주택들은 주요 간부, 선전용 농장 관리자, 혹은 ‘모범농민’으로 선별된 소수만이 배정받는 경우가 많다. 일반 농민들은 여전히 흙벽돌집이나 비좁은 숙소에서 생활하며, 연료와 전기, 식량 공급조차 불안정하다.
보도에서 “무상으로 살림집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북한의 주택 분배는 ‘당에 대한 충성’과 ‘사상검증’을 통과해야만 가능한 특권이다. 주택을 받은 주민들은 오히려 체제의 은혜를 강조하는 정치행사에 반복적으로 동원되고, ‘복받은 인민’이라는 이름 아래 충성 맹세를 강요당한다.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결의 발언은 자발적 진심이 아니라 정치적 압박의 산물이다. 이는 복지가 아닌 ‘감시와 충성의 주택’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는 농촌진흥 구호는 ‘농촌혁명강령’의 후속 선전 프로젝트로,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보다는 ‘시각적 성과’를 강조한다. 평원군의 새집들이도 실제 농업개선보다 대외 선전용 이미지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각종 축하연설과 춤판, 야간 조명 행사는 정치적 충성심을 시각화한 퍼포먼스일 뿐이다. 기사 말미의 “밤은 잠들 줄 몰랐다”는 표현은 인민의 환희가 아니라, 체제의 불안을 덮기 위한 ‘밤샘 선전’의 자화상으로 읽힌다.
노동신문은 여전히 ‘위대한 당의 사랑’이라는 낡은 구호로 빈곤한 농촌 현실을 미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새집들이’ 행사가 끝난 다음날에도, 농민들은 비료와 연료 부족, 식량 배급의 불안정, 그리고 과도한 충성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것이다.
‘복받은 인민의 기쁨’이라는 수사는 결국, 진짜 복이 아닌 ‘복종’을 강요받는 인민의 비극을 감추는 또 하나의 선전 문장에 불과하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