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은 금강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금강산은 그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로 오래전부터 주목받아 왔고, 올해 7월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공식 등록되었죠.
예전 금강산 관광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때 저도 참여를 한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자연경관을 감상하기 보다는,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주민들 특히 지역의 주민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보려는 목적이 강했었는데요. 당시 주민들과의 접촉이나 그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해서 많이 실망도 했었던 기억이 생생히 납니다.
이제는 금강산관광이 중단이 되었고 사용하던 건물들도 모두 파괴되었는데, 북한은 금강산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고 이를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어 국제적 보존·협력의 취지와는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세계문화유산 등록이라는 것이 갖는 의미와 북한당국의 금강산 선전 전략과 국제사회에서의 함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금강산의 세계유산 등재 자체는 의미 있는 성과인데, 북한이 이를 어떻게 체제 선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시는건가요?
- 세계유산 지정은 본래 인류 공동의 자산을 보호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은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에서 세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문화유산을 말합니다. 등재를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갖춰야 하며, 유산이 진실하고 온전하며, 사후 관리 계획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등재 절차는 국가가 잠정목록 신청, 문화재청의 서면/현장 평가를 거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지도자의 업적으로 포장하며 주민들에게 “우리 체제의 위대한 성과”로만 강조합니다. 즉, 금강산의 가치를 자연이나 역사 자체에서 찾기보다,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만 악용하고 있는 것이죠.
2.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중요한데, 북한의 태도는 어떤 특징을 보이고 있나요?
- 세계유산 위원회의 평가와 관리계획 수립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협력보다는 등재 사실만을 선전용으로 활용합니다. 자유로운 관광이나 연구 교류를 위해 개방하지 않고, 외국인의 접근을 제한하면서도 겉으로는 ‘세계가 인정한 명산’이라고 선동하는 태도가 대표적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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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3. 금강산 관광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세계유산’ 지정이 가지는 실질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 관광이 중단되고 관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세계유산이라는 타이틀은 사실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유산의 보존·활용은 투명성과 개방성이 핵심인데, 북한은 관광객 왕래를 통제하고 현대아산 자산까지 몰수한 전례가 있습니다. 결국 금강산 세계유산 지정은 북한 내부 선전용 명패로만 활용되고 있는 샘인데요.
국제사회가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첫단추부터 자유로운 개방과 보존을 언급하면 진행자체가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은 유산 가치에 중점을 두고 등재를 하고 향후 개방이라는 과제들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차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4. 금강산을 강조하는 선전이 북한 주민들의 실제 삶과는 어떤 괴리를 보이고 있는지요?
- 주민들은 여전히 전력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난방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폭포와 호수의 아름다움은 체감되지 않습니다. 제가 금강산을 갔던 것이 2000년초인데 철조망으로 가려진 주민들의 모습, 멀리서 세심히 봐야 보일 듯 말 듯 했는데 그들의 삶은 피폐함 그 자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북한당국은 주민 생활 개선과 무관한 자연유산을 정치적으로 미화하면서, 인근 주민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죠. 이 괴리야말로 북한 선전의 전형적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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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되기 전 현대아산이 지은 금강산 호텔 전경 |
5. 국제사회는 금강산 등재 이후 어떤 시각으로 북한을 주시할까요?
- 세계유산 등재는 동시에 ‘감시망’에 들어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유네스코와 국제사회는 금강산의 보존 상태, 관리 체계, 주민 접근성을 주시할 것입니다. 북한이 이를 무시하거나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면, 국제사회의 불신은 더 커지고, 향후 제재나 압박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6. 북한이 금강산 세계유산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활용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많은 변화가 동반되어야겠지만 우선 첫째로 관광과 연구를 위해 개방하여 국제적 교류를 촉진해야 합니다. 둘째,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셋째, 투명한 관리 체계를 마련해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합니다. 금강산이 체제 선전물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폐쇄와 선전에서 벗어나 협력과 개방으로 나아가야 하는거죠.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