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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13 |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경공업제품전시회 《경공업발전–2025》” 참관 소식은 북한이 여전히 경제성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적인 연출임을 보여준다.
외교단이 참관한 전시장은 “다종화, 다양화, 원료의 국산화”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국제 제재와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생산라인이 마비된 공장이 다수 존재한다. 북한이 전시를 통해 보여주려는 “자립경제의 성공상”은 실물경제의 붕괴를 감추려는 상징적 무대에 불과하다.
“우리 나라 주재 외교단 성원들이 감상록에 글을 남겼다”는 문장은 북한 매체의 상투적인 수사로, 실질적인 외교적 교류보다는 체제 선전의 ‘증거’로 활용된다.
외국 외교관들은 정해진 동선에서 안내를 받으며 전시품을 둘러볼 뿐, 실제 생산 현장이나 경제지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통제된 참관’은 북한식 외교행사의 특징으로, ‘국제적 관심과 지지’를 연출하려는 정치적 행위에 가깝다.
북한이 주장하는 ‘원료의 국산화’는 자립의 진전이라기보다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택한 절감형 생존전략이다. 화학섬유, 플라스틱, 생활용품 등의 ‘국산화’는 품질 저하와 생산비 증가를 수반하며, 실질적 기술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명제품’과 ‘명상품’이라는 표현은 실물 경쟁력이 아닌 정치적 충성도를 상징하는 수사로 기능한다.
‘경공업발전–2025’라는 명칭은 당의 5개년계획 달성을 위한 선전구호 중 하나로, 실제 산업 발전보다는 ‘성과 달성의 연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 수년간 북한은 ‘자력갱생’과 ‘국산화’를 외쳤지만, 시장경제적 기반 없이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는 한 지속 가능한 산업 성장은 불가능하다. 전시회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감추기 위한 정치적 무대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회 참관 보도는 북한이 여전히 외부 시선을 의식하며 ‘정상국가’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시도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외형적 발전의 연출이 내부의 경제침체, 인민생활의 악화, 산업기반의 붕괴를 가릴 수는 없다.
‘경공업발전–2025’가 보여준 것은 발전이 아니라, 체제 유지에 필사적인 선전 구조의 지속이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