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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대사 |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람 이매뉴얼 글라스 주일미국대사가 북한의 불법적 자금조달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그리고 중국의 팽창적 행보에 대해 잇따라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반도 정세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일 동맹의 역할 강화를 촉구했다.
21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글라스 대사는 전날 도쿄에서 지지통신 계열 내외정세조사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북한은 여전히 사이버 범죄 등 위법한 수단을 통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그 활동이 점점 정교하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와 해킹 조직이 국제 제재망을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를 방치한다면 핵 확산의 새로운 형태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라스 대사는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군수 지원을 하는 행위에 대해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현대의 비극적 전장에서 북한이 군수물자를 제공한다는 것은 국제법 위반일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보 구조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뿐 아니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중국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군사, 경제, 기술 전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배하려는 의지를 가진 중국과 맞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일 동맹이 현재의 안정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급변하는 전략 환경 속에서 동맹은 더욱 긴밀하고 적극적인 억제력과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재개 움직임,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역할 확대를 사실상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라스 대사는 “한·미·일이 공유하는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야말로 이 지역의 평화를 지탱하는 마지막 방벽”이라며, “동맹이 단순한 방어체계를 넘어 적극적인 평화 수호 연합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