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최선희 회담, ‘트럼프 변수’
  • - 모스크바에서 북·미·러 외교 교차로 열린 ‘3각 외교 무대’
  • 푸틴과 최선희 외무상
    푸틴과 최선희 외무상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며 “북러 관계가 계획대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북·러 간 전략적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푸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언급하며 양국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 의향”을 시사한 직후 이뤄져, 북·미 대화 복원 가능성을 둘러싼 외교적 셈법 속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하며 관계 발전 전망을 논의했고, 이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이후 군사·경제·외교 전 분야에서 추진 중인 협력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선희 외무상은 이에 “바쁘신 와중에 만나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하며 “베이징 회담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열렸다고 들었다”고 언급, 김정은–푸틴 회담의 긍정적 분위기를 재확인했다.

    푸틴은 또한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 등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며, 회담이 양국 정상급 의제 조율 차원의 고위급 접촉이었음을 시사했다.

    푸틴–최선희 회담의 시점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는 아시아 순방 중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김정은이 원한다면 만나고 싶다”고 밝히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최 외무상이 푸틴에게 북한의 입장과 대응 전략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러가 ‘대미 외교의 전술적 조율’을 논의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 외무상이 러시아 방문 직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북·미 정상회담 실현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오전 최 외무상은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러조약 이행과 국제무대 공동 대응을 협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측이 한반도 정세 긴장의 책임이 미국과 그 동맹들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에 감사를 표한 점은, 북러 간 군사 협력 및 파병 대가 협의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였음을 암시한다.

    푸틴과 김정은은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호 군사 원조를 포함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군사·기술 협력, 경제 교류 확대 등 전방위적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김정은의 모스크바 답방 시기 및 군사협력 로드맵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푸틴–최선희 회담은 단순한 양자 접촉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접근·러시아의 대미 갈등·북한의 외교적 공간 확대가 맞물린 3각 외교전의 일부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서방 제재에 직면한 가운데 북한과의 관계를 ‘전략적 완충지대’로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은 러시아를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외교 지렛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최선희 외무상이 지난해 1월, 11월에 이어 세 번째로 푸틴을 직접 면담한 것도 이러한 ‘특별한 파트너십’의 상징적 연출로 보인다.

    김·성·일 <취재기자>
  • 글쓴날 : [25-10-28 08:38]
    • 김성일 기자[rlatjddlf21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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