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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33 |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선전한 〈전국보건부문 과학기술성과전시회-2025〉는 표면상으로는 ‘새시대 보건혁명’의 상징처럼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정권 선전용 과학기술 쇼케이스**에 불과하다.
김정은이 제시한 ‘세계일류급 의료봉사기지’나 ‘전국 병원 건설 계획’은 의료 현실과 철저히 괴리되어 있다. 정권은 의료체계 붕괴, 의약품 부족, 감염병 통계 은폐 등 근본 문제를 외면한 채 ‘성과 전시’를 통해 체제의 이미지만 미화하고 있다.
신문은 “2,300여 건의 성과자료와 1,850여 종의 의약품·의료기구가 출품됐다”고 자랑하지만, 이 숫자는 실질적인 의료 개선과는 무관하다. 북한의 의약품 생산은 대부분 기초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첨단 의학기술이나 연구시설은 국제 제재와 자금난으로 거의 마비 상태다.
결국 이번 전시회는 “성과는 많지만 약 하나 제대로 없는 현실”을 감추기 위한 통계적 장식물일 뿐이다.
보건상 정무림은 “김정은 동지가 보건부문에 현대성과 선진성을 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의 ‘현대화’란 구호만 있을 뿐 의료 인프라의 낙후, 장비 노후화, 의사 인력 이탈이 심각하다.
평양에 신축된 병원조차 진단장비와 약품이 없어 ‘껍데기 병원’으로 불리며, 지방 병원은 사실상 응급치료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전면적 진흥’이라는 표현은 현실을 왜곡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행사 참가자 명단에 ‘3대혁명소조원’과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이 포함된 점은, 이 전시회가 과학기술 교류보다 정치 충성 경쟁의 장임을 보여준다. ‘새 지식을 하나라도 더 습득하라’는 발언은 과학적 탐구의 자유가 아니라 당의 노선 학습과 충성심 강화를 의미한다.
진정한 과학 발전은 사상 통제와 정치 선전의 틀 안에서 불가능하다. 북한이 진정으로 인민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전시회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식량난 해소, 깨끗한 물 공급, 의약품 수입 정상화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여전히 ‘전시회’와 ‘보고회’로 체면을 유지하려 하고, 의료의 본질적 기능은 ‘국가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보건혁명’이라는 구호는 인민의 생명을 위한 약속이 아니라, 체제 선전의 또 다른 무대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보건부문 과학기술성과전시회-2025〉는 과학기술 진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의료 낙후와 보건 불평등을 가린 ‘과학적 위선의 축제’였다.
북한의 의료 현실은 과학보다 정치에, 인민보다 체제에 종속되어 있다. “보건의 현대화”가 아닌 “보건의 선전화”가 계속되는 한, 인민의 건강은 결코 회복될 수 없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