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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독자 제공 |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러시아와의 투자·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다”면서도 “중러 관계는 더 높은 수준과 품질로 발전하고 있으며, 여전히 안정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의 원유 수입 축소를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양국이 ‘전략적 버팀목’을 재확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러시아 총리 미하일 미슈스틴을 접견하며 “양국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양측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농업, 항공우주, 디지털 경제, 녹색 발전 등 분야를 핵심 협력 축으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자극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슈스틴 총리의 이번 방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인한 경제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행보로 평가된다. 그는 중국 총리 리창과의 항저우 회담에 이어 베이징에서 시진핑과 만남을 가졌다. 리창 총리는 “양국이 공동 안보 이익을 수호하고 협력 수준을 한층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정부는 같은 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외부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하며,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명시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뒷받침했다.
2022년 2월,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은 ‘무제한(無限制)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직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했다. 이후 서방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중국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고, 양국의 무역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위안화 결제 비중이 급격히 늘고 에너지 협력이 강화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미국의 기술·금융 제재가 강화되면서 양국 교역은 주춤한 모습이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은 10월부터 미국의 2차 제재를 우려해 러시아산 해상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이는 양국의 전략적 연대가 ‘경제적 리스크 관리’라는 현실적 한계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중러 양국은 ‘상호 의존 구조’를 강화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과 원자재를, 중국은 자본과 기술·제조 인프라를 제공하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경제, 금융결제 시스템, 농업기술 협력 등 비에너지 분야 협력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외교 제스처를 넘어,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 질서에 맞선 ‘경제적 탈서방 연대’의 재정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