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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35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월 5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과 러시아 연방무력 군사정치총국 간 회담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군대 정치기관 간의 교류와 협조 강화”를 위한 회담이지만, 이번 만남은 단순한 외교행사가 아니라 양국의 군사·이념 연대가 급격히 심화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의 총정치국과 러시아의 군사정치총국은 각각 군 내부의 사상통제, 충성심 관리, 정치선전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기관이다. 두 기관의 회담은 단순한 국방교류가 아닌, 정권 충성 체계를 상호 강화하고 반서방 이념을 공유하기 위한 정치적 연대의 성격이 강하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고레믜낀 국방부 차관은 푸틴 체제에서 군의 ‘정치사상 교육’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북한의 박영일 부국장과의 만남은 사실상 김정은-푸틴 체제 하에서 군 내부 선전, 사상통제, 반미·반나토 인식 강화 전략을 공동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담이 “두 나라 최고지도자의 전략적 인도 아래” 진행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김정은과 푸틴이 각각 국제 제재와 고립 속에서 상호 정당성을 보완하기 위해 군사정치적 ‘정체성 동맹’을 추진 중임을 시사한다.
양측은 군사기술 협력뿐 아니라, 병사 사상교육·선전 선동·문화 교류 등 ‘비군사적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전쟁 동원체제의 이념적 통합’을 구축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은 최근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총정치국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군사기술 교류를 넘어, 군대 내부 사상과 충성 교육 체계를 수출입하는 이례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러시아-북한 간 무기거래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군사협력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외피 역할을 한다.
결국 이번 회담은 “평화적 교류”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해 양국의 군사체제 내 정치·사상 통제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와 북한은 각각 서방의 제재와 국제적 고립 속에서 “이념적 전우애”라는 이름의 새로운 냉전 연대를 재구축하고 있다. ‘군사정치총국’ 간의 회담은 무기보다 더 위험한, 사상의 동맹을 공고히 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지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 안보질서를 뒤흔들 잠재적 불안요소이다. 군사적 실체를 정치적 언어로 위장하는 북한식 외교가 다시금 강화되는 지금, 국제사회는 그 “정치총국 외교”의 내막을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때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