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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37 |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찬양한 금성청년출판사 창립 80돌 기념 보도는, 표면상 “청소년 교양과 사상교육의 역사”를 되새기는 듯 보이지만, 그 본질은 북한 청소년 세대의 사고 통제와 세뇌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선전물이다.
출판사는 “혁명적 교양의 전당”으로 포장되지만, 그 기능은 한 세대의 상상력과 비판정신을 억누르는 사상통제기관에 다름 아니다.
북한의 ‘청년전위’, ‘소년혁명가’라는 표현은 청소년을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당의 도구로 규정한다.
금성청년출판사가 “백두혈통의 계승자”를 양성하는 사명을 맡았다는 이 기사는, 바로 그러한 집단적 충성의 강요를 미화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 사고와 인간적 성숙이지, “수령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명기사”가 아니다.
기사의 80% 이상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현명한 지도’와 ‘사랑의 손길’을 나열하는데 할애된다. “출판사 건물 선정부터 기자의 치료를 위한 직승기 제공까지”라는 서술은 지도자 개인숭배의 극단적 서사화이다. 이는 언론기관의 사명인 ‘비판과 진실의 전달’을 철저히 부정한다.
“김일성상계관인 수상자”, “김일성훈장”, “김정일장군의 사랑” 등 온갖 표창이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실질적 출판 성과가 아니라 충성 경쟁의 상징물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기자는 언론인이 아니라 ‘헌신의 증명자’, 편집자는 ‘교조적 문장 생산자’로 전락한다.
금성청년출판사는 1945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북한 내에서 청소년 매체의 거의 유일한 생산기관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성과 창의의 진흥이 아니라, 단일한 언어·사고체계의 주입이다.
잡지 새세대, 청년생활 등은 현실 문제나 진실한 청년의 목소리를 다루지 않는다. 오직 “경애하는 원수님”을 중심으로 한 유일사상 체계만을 반복한다.
오늘날 북한 청년들이 겪는 실업, 정보 차단, 탈북 위험, 정신적 피폐함은 이 출판사의 침묵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수천만 부 발행”이 자랑이 아니라, 수천만 건의 동일한 문장으로 사유를 마비시킨 기록이다.
노동신문은 금성청년출판사의 80년사를 “충성과 애국의 나날”로 묘사하지만, 그것은 언론과 교육의 죽음을 기념하는 연대기에 가깝다. 청년이 권력의 도구로 길러지는 사회에서는 혁명도, 미래도, 창조도 없다.
‘혁명의 계승자’라는 미명 아래 양성된 세대는 스스로 생각할 권리를 잃은 “비판의 부재자 세대”로 남았다.
금성청년출판사의 80년은 한 사회의 언론 자유 결핍과 청년 정신의 억압사를 상징한다. 오늘날 북한 청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당의 교시를 붓으로 받드는 기자”가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인, “백두혈통의 전위대”가 아니라, 자유로운 사상과 양심을 가진 인간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금성청년출판사의 80년은 자랑이 아니라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