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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지난주에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사실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조선인민군 제11군단은 한국에 알려지기로는 일명 ‘폭풍군단’으로 명성이 알려져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부대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두고 북한 매체는 “폭풍같은 만세 환호성”과 “성스러운 본령” 같은 종교적 어휘를 사용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을 신격화했지만, 실제 그 행보는 체제 불안을 반영한 통제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고 얼마나 큰 전과를 올렸는지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폭풍군단’과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함의에 대해 북한은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김정은 위원장의 제11군단 방문은 단순한 군 시찰이 아니라 상징적 행보로 평가됩니다.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 이번 방문은 군사시설이나 군인들이 격려하원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최근 평양 내부에서 군 통제력 약화와 부정부패, 일부 군단의 독자행동이 보고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사상 문제”로 규정하며 충성심 점검을 명분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제11군단은 특수작전군으로 대남 침투와 체제 방어를 맡는 상징적 부대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찾아 “충성의 본령”을 연출한 것은 군 기강 해이를 경고하고 동시에 ‘공포 균형’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행위이며, 대외적으로 군사적 성과를 과시라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2. 북한이 최근 강조하는 ‘특수작전군 중심 체제’는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갖습니까?
- 이는 북한의 군사 전략이 정규전 대비에서 정치적 충성 중심의 선별적 전투력 유지로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제11군단, 191·525군부대 등 특수작전부대는 단순한 전투단위가 아니라 ‘정권의 친위세력’으로 기능합니다. 이들은 실제 작전 효율성보다는 ‘김정은 충성도’를 기준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를 언급한 것도 기술적 준비보다는 정신적 충성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언어입니다. 결국 군의 전문화가 아닌 ‘사상화된 전투력’의 극대화를 지시한 셈입니다.
3.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훈련혁명’은 북한 내부에서 실제로 가능한 정책일까요?
-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의 군사훈련은 이미 연료 부족, 장비 노후화, 식량난으로 제약이 심각합니다. “과학화·실용화된 훈련”이라는 구호는 첨단 전자전이나 정보전이 아니라, 여전히 구식 전술훈련과 정치학습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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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번 우크라이나 전투등에서 러시아로부터 받은 여러 지원들이 있겠지만, 이는 모두 수령과 당의 성과를 내세우는 선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기에, 실질적으로 군의 현대화, 혁신을 위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훈련혁명’은 기술혁신이 아닌 충성심 재교육을 의미한다고 보여지며, 군사혁신이 아니라 ‘사상 재무장 운동’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4. 이번 방문 보도에서 반복된 “사상으로 승리하라”는 구호는 어떤 정치적 함의를 갖는걸까요?
- 이 구호는 체제 위기에 대한 방어적 언어로 읽힙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기술력과 자원 부족을 이데올로기로 보상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상으로 승리한다”는 말은 군의 물질적 한계를 덮기 위한 수사적 장치입니다. 그러나 이런 구호는 오히려 군 내부의 피로감과 냉소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병사 탈영, 부식 부족, 사상교육 거부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사상 전투’라는 말이 실효성을 잃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얼마전 휴전선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이 사례를 봐도 알 수 있겠습니다.
5. 북한당국이 이번 행보로 대외적으로는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고 보시나요?
- 대외적으로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 시위’로서의 성격이 있습니다. 최근 한미일이 실시간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자, 북한은 ‘특수작전군 전면 배치’를 통해 불안정한 균형을 연출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 억제력이 아닌 상징적 과시입니다.
제11군단 방문은 군사적 대응이라기보다 ‘이미지 전쟁’의 일환으로, 대외적으로는 “북한도 준비돼 있다”는 허세를, 대내적으로는 “지도자는 건재하다”는 착시를 노린 것입니다.
6. 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는 북한군 포로 관련 이야기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군부대 방문 등이 향후 북한 내부 상황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군 내부 ‘충성심 재검증’과 간부 숙청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조직기구적 대책을 검토한다”고 언급한 것은 곧 지휘체계 재정비를 예고한 것입니다. 제11군단은 그 자체가 엘리트 부대이지만, 동시에 충성심 검증의 첫 타깃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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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단체가 보낸 '두부밥'을 먹고 있는 북한군 포로 |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북한군 포로는 그들이 모두 한국행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대한민국을 데려올 수 있도록 해야겠는데, 정치적 상황들이 그리 간단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병원 시찰, 미사일 시험, 특수군단 방문 등 ‘이미지 중심 일정’에 집중된 것은 실제 정책 추진력보다 통제력 회복에 초점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번 행보를 통해 보다 강력한 체제단속의 시작점이 될 수 있어 북한군이나 북한주민들에게 더 가혹한 시련이 닥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