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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45 |
조선신보는 평양 대동강구역 청류소학교가 ‘과학유희’를 수업에 도입해 학생들의 창조력과 발표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창조했다며 극찬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교육 현실이 처한 구조적 문제를 의도적으로 감추고, 미화된 성공 사례만을 부각해 체제 우월성을 홍보하는 전형적인 선전 방식이다.
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흔한 물건을 이용해 놀이를 하며 과학 원리를 익힌다”는 방식이 새로운 교육방법으로 소개되지만, 이는 실제 교육 여건의 열악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과학 교육’이 고작 집에서 찾아온 물건을 가지고 ‘놀이’하는 형태에 불과하다는 점은 오히려 교육 자원의 극심한 부족을 반증한다.
북한 선전에서 매번 반복되는 패턴은 특정 한두 개의 학교·공장·농장을 ‘전국의 본보기’로 내세우며 일반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본보기’는 극소수 기관에 한해 선택적으로 투자한 결과이며, 대다수 지역 학교는 난방·교과서·식량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다.
청류소학교의 사례를 전국적 성과로 호도하는 것은 전체 교육체계의 붕괴를 은폐하기 위한 명백한 선전이다. 조선신보는 학생들의 창조력과 발표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교육 과정에서 발표와 토론은 철저히 정권이 승인한 ‘정답’을 재확인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결국 ‘창조력’이라는 표현도 정치적 목적 하에 재해석된 용어일 뿐, 진정한 의미의 창의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의 교육은 과학·지식 함양보다 정권에 충성하는 인력 양성이 우선이다. ‘과학유희’ 역시 겉으로는 현대적 교육 방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린 시절부터 체제 선전과 사상교육을 자연스럽게 주입하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놀이 속에서조차 김정은의 업적을 연결하고, 과학 개념을 설명하면서도 ‘당의 은덕’을 언급하는 등 정치적 메시지가 침투하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청류소학교의 ‘과학유희’는 교육 혁신이라기보다 열악한 교육 여건과 체제 미화를 덮기 위한 포장지에 가깝다. 북한이 진정한 교육 개선을 이야기하려면 정치적 통제 완화, 기초 시설·교재·교원 역량 강화,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표현 보장, 국제사회와의 교육 협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놀이 하나를 포장해 ‘전국 본보기’로 띄우는 선전으로는 북한 교육의 구조적 빈곤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