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기업 소유주들을 위한 지침과 같은 맥락에서, 필자는 그리스도인 자산 배분가와 재무 상담가를 위해 네 가지 권고를 제시한다.
1. 가치 기반 스크리닝을 실행하고, 그리스도교 윤리에 반하는 기업·펀드에는 투자하지 말라.
이는 너무도 자명한 기준들이다. 예를 들어 : 포르노 산업, 낙태 서비스, 반(反)가정·반(反)생명 정책, 기타 그리스도교 도덕에 정면으로 반하는 활동 이러한 업종이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명확히 배제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ESG(지속가능 성장)가 아니라, 가톨릭·그리스도교 도덕 교리에 따른 진정한 윤리적 투자 기준이다.
2. 자산운용사·수탁기관의 배경과 활동을 철저히 실사하라.
투자 상품만 살필 것이 아니라, 그 자산을 운영하거나 보관하고 있는 기관 자체가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을 점검해야 한다.
해당 기관이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교 세계관과 충돌하는 아젠다를 지지하고 있는가? 그 기관의 의결권 행사 지침, 기부금 및 로비 활동, 사회·문화 캠페인 참여 여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가? 필요하다면, 소규모이지만 신앙 기반을 명확히 밝힌 브로커·수탁기관을 고려할 수도 있다.
3. ‘적극적 소유’를 실천하고, 주주 의결권을 절대로 기관에 맡기지 말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펀드 매니저에게 자동 위임해 버린다. 그러나 많은 펀드 매니저들은 기업 이념을 ‘Woke’ 방향으로 몰아가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윤리에 반하는 정책·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해야 한다. 주주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신앙에 따라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신앙 기반 플랫폼을 통해 자산을 분산하라.
다음과 같은 기관 또는 금융 플랫폼과 협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스도교 장기 사모펀드, 그리스도교 벤처캐피털(VC), 신앙 기반 장기 채권 펀드, 이들은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에서도 명확한 그리스도교 가치를 우선시한다. 즉, 투자 행위 그 자체가 우리의 신앙 고백의 일부가 되도록 자산을 재배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 소유는 영광이자 의무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교적 소유가 세속적 소유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은 특권이자 책임, 영예이자 의무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그분의 창조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고, 우리는 그 사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소유’와 ‘포기’는 한 몸이다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먼저 앉아서, 공사를 끝낼 만한 비용이 있는지 계산하지 않겠느냐? 기초만 놓고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이 사람은 시작만 하고 끝내지는 못했다’며 조롱할 것이다. 또, 어떤 왕이 다른 왕과 전쟁하려 할 때, 적이 2만 명인데 자신은 1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만약 불가능하다면 적이 아직 멀리 있을 때 사절을 보내 평화를 청할 것이다.”
이 비유를 읽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예수님께서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므로 나를 따르려면 준비해야 한다. 고난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전혀 다른 말씀을 하신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가진 것을 모두 버리지 않으면,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포기와 계획·분별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키신다.
그분은 가르치신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여기에는 소유도 포함된다—의 기초는 포기, 비움, 내어맡김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기업을 운영하고, 자산을 관리하며, 생산수단을 확장할 때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소유한 것은 사실상 ‘우리 것’이 아니다. 우리는 청지기(stewards)이며, 모든 경제 활동에서 겟세마네 동산의 그 말씀을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야 한다.
“저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이 이루어지소서.” <끝>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