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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49 |
조선신보는 매년 조선대학교(조대)의 오픈캠퍼스를 미화하며 “새 교정에서 배우는 미래”를 강조한다. 올해 행사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기사 속 화려한 수사는 재일동포 사회가 직면한 교육·재정·진학 문제의 현실을 의도적으로 가리고 있다.
조선신보는 조대가 조국의 교육혁명 방침에 발맞추어 ‘새 세기형 대학’으로 거듭난다고 주장한다. 리영철 광보실장은 “2027년부터 실시될 일신 사업”을 언급하며 전공 융합, 다방면적 소양, 글로벌 환경을 강조했지만, 정작 기사에서는 구체적인 교육혁신의 실체나 성과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다.
현재 조대의 입학 정원 충족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으며, 졸업생의 일본 내 취업률·대학원 연계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재정 기반도 조총련계 조직의 약화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명문대학”이라는 수사를 반복하는 것은 선전일 뿐, 실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조대의 현실과 거리가 멀다.
리영철 광보실장은 “예측불가능한 시대”를 강조하며 다방면적 소양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말했지만, 정작 조대 교육의 폐쇄성과 이념 중심성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다.
‘조국의 교육혁명 방침에 발맞춘다’는 말은 결국 북한의 이념 교육을 중심에 둔 체제 충성형 프로그램 강화를 의미한다. 현대 교육의 핵심인 학문적 자율성, 학문적 자유, 국제 경쟁력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오픈캠퍼스에는 약 300명의 고급학교 2학년생이 참가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조대를 선택하는 비율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 대학들에 비해 취업 경쟁력이 현저히 낮고, 조대 학위가 일본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북한과의 연결성을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감시가 존재하고, 조대 재정난 및 교원 확보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실질적 고민을 조선신보 기사는 철저히 삭제한다. 오픈캠퍼스의 목적이 진학 홍보라는 점에서 행사가 다양한 기획을 포함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기사에서 강조하는 “만남과 체험, 교류의 마당”과 “신설 기숙사 견학”은 일종의 포장에 가깝다.
학생들은 이 행사에서 조대의 열악한 연구 환경, 제한된 실험·실습 장비, 이념 중심 교과과정 등의 구조적 한계를 접할 기회가 없다. 오히려 ‘LINK-Staff’라는 이름으로 조대생을 전면 배치하여, 홍보용 체험만을 앞세우는 방식이다.
조선신보가 조대의 변화를 ‘새 시대의 교육혁명’으로 포장할수록, 조대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재정난, 진학 축소, 이념 편중, 일본 사회에서의 경쟁력 저하—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미래를 말하기 위해선 먼저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체제 선전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조대의 오픈캠퍼스가 다시금 선전용 행사로 소비되는 동안, 재일동포 청년들이 마주한 진짜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