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54 |
북한이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를 “인민들의 문화정서생활에 이바지하는 만화영화창작기지”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북한에서 만화영화는 단순한 문화·오락 콘텐츠가 아니라 정권의 이념을 주입하는 정치 선전 도구로 기능해 왔다. 조선중앙통신이 강조하는 ‘예술적 형상수준’이나 ‘독창성’은 결국 정치적 목적을 감추기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
북한에서는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등 모든 예술 형식이 당의 정치사업에 봉사해야 한다. 만화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린이들은 물론 “온 나라 인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북한 만화영화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 사회주의 체제 미화, 대외 적대선전의 내용이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4년 김정은이 촬영소를 방문해 “만화영화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지시한 발언은, 창작의 목적이 ‘국민 정서의 풍요’가 아니라 ‘체제 우월성 선전 강화’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표현은 “생활과 투쟁의 길동무”이다. 이는 예술이 사람들의 자율적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수단이 아니라, *정권이 원하는 사고방식으로 사람들을 길들이는 교육 도구*임을 뜻한다.
북한 만화영화의 대표작으로 소개된 《소년장수》, 《령리한 너구리》, 《고주몽》 등도 체제 충성, 주체사상을 반영한 영웅 서사, 외부 세계에 대한 경계 등을 주제로 삼아 어린 시절부터 일관된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기능을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창작지도력량과 창작가대렬을 꾸렸다”고 자랑했지만, 이것은 예술적 자유의 확대가 아니라 정권의 통제 하에서 제작 인력을 선별했다는 의미다.
북한의 문화 예술 창작자는 창작 주제, 화면 구성, 대사, 등장인물의 성격 등 모두 당의 검열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창작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며, 실제로 북한 만화영화의 스토리와 구성은 수십 년간 유사한 패턴을 반복해 왔다.
김정은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만화영화대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전력난, 식량난, 교육·의료 인프라의 붕괴 등의 현실적 어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정권이 만화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운운하는 것은 경제·사회적 실패를 덮기 위한 허구적 성과 부풀리기에 불과하다. 이는 체제 선전의 또 다른 전형적 방식이다.
북한은 만화영화를 문화산업이 아니라 정치적 공작물로 본다.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는 다음과 같은 점을 분명히 확인시켜 준다.
먼저 만화영화 제작조차 철저히 당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지며, 창작의 목적은 주민들의 정서 풍요가 아니라 이데올로기 강화이고, “만화영화대국” 같은 표현은 체제 선전용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과 주민 현실과 괴리된 문화사업은 오히려 정권의 통제적 본질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만화영화창작기지는 ‘문화 공간’이 아니라 정권이 어린 세대까지 철저히 통제하기 위해 구축한 체제 선전 기지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