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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54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로동당의 품, 우리 조국에만 있는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온 나라 학생들의 밝은 모습이야말로 “당의 사랑”이 낳은 성과라며 장문의 찬양 기사를 게재했다.
교복, 책가방, 학용품, 통학버스까지 모두 최고지도자의 “총애”로 가능했다는 전형적인 우상화 문법을 반복하는 기사다. 그러나 교복을 정치 선전의 중심으로 삼는 현실 자체가 북한 사회의 구조적 결핍과 교육환경의 붕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노동신문은 교복을 “국가의 제1중대사”로 규정한 김정은의 관심을 강조하며, 교복 생산에 중앙의 연구사·기술자·운송차량까지 총동원한 것이 ‘감동’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복은 기본적인 생활물자이자 교육 기반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북한이 교복을 국가적 치적으로 선전해야 하는 이유는 오히려 다음과 같다. 우선 학교 건물 노후화, 난방 부족, 정전으로 인한 수업 중단, 교원 급여 부족 및 교사 이탈, 교과서 부족, 교육 기자재 절대적 부재, 장마당 의존 교육비 지출 증가, 아동 영양실조 및 성장 지체 악화 등이다.
즉, 정작 교육의 본질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겉모습만 번듯한 교복’에 집착하는 것은 실패를 가리는 정치적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신문은 미국·일본·영국 사례를 과장해 아동학대를 비난하면서, 북한 아이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내부 증언은 전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봄·가을 농촌지원전투, 들끓는 건설현장에 강제동원과 ‘새벽조회’와 충성 의무로 학습시간 부족, 지방 학생은 영양부족으로 키·체중 평균이 남한보다 현저히 낮으며, 기숙학교·혁명학원들은 군사화 훈육과 충성심 주입이 우선임과 동시에, 도서·기자재 없는 “빈 교실” 문제는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다.
노동신문이 강조하는 “아이들의 명랑함”은 실제 생활이 아니라 선전용 카메라 앞에서 만들어진 장면일 뿐이다.
신문은 ‘옷걸개에 구김 없이 걸린 교복을 학교로 운반했다’, ‘기술자가 학교에 찾아가 바짓단까지 손봐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나 이런 연출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은폐한다.
먼저 교복 원단과 봉제 품질 저하** 문제는 지역 간 불평등을 심화와 실제로는 상당수 가정이 개인 비용으로 추가 구입해야 하며, 중앙에서 교복을 통제하는 구조는 지방 생산 역량 붕괴의 결과이고, 교복 보장에 투입된 ‘거액의 자금’은 기초식량·난방·보건예산이 부족한 현실에서 정치적 낭비일뿐이라는 사실이다.
기사의 절반 이상은 김정은의 교복 관심, 교복 도안 심사, 교종별 디자인 관여, 회의실에 교복 샘플 전시 등의 서술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노동신문은 반복해서 “후대 사랑”을 외친다.
북한 정권은 교복을 빛나는 성과로 치켜세우며 “세상에 없는 사랑”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교복은 그저 겉모습을 덮는 얇은 천 조각에 불과하다.
교육 인프라 붕괴, 식량난, 강제동원, 학습권 침해… 진짜 문제는 그대로이며, 교복으로 가릴 수 없다. 교복을 선전하는 정권은 있지만,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정권은 없다.
북한 아이들이 진짜 환한 모습으로 성장하려면, 필요한 것은 교복이 아니라 자유·식량·교육·기회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