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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54 |
조선신보가 또다시 지방경제 개선의 상징물로 ‘현대화된 공장의 준공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함경남도 북청군의 과일가공공장이다. 수백 대의 설비, 자동화 라인, 분석실·과학기술보급실까지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며, 정치행사로 소비되는 선전용 ‘전시공장’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준공식의 핵심 메시지는 기술·품질보다 김정은의 ‘세심한 가르치심’과 당의 사랑이었다. 발언은 대부분 김정은의 지도 덕분이라는 반복적 찬양으로 채워졌고, 공장 종업원에게 요구된 것은 생산혁신이 아니라 ‘당의 믿음 보답’이라는 정치적 결의였다. 경제시설 준공식이 아니라, 정치 충성심을 결집하는 공개 의례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청군은 동해안 중부의 농촌 지역으로, 과일 자체의 생산 기반이 취약하다. 현실적으로는 원료 수급 불안정, 전력난, 품질 규격·유통망 부재 등의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은 이러한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화”라는 외형만 강조하는 전시행정을 반복해왔다.
공장 준공식에 도(道) 예술단과 군 예술소조가 동원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경제 개선보다 정치적 분위기 연출과 주민 동원이 목적임을 보여준다. 경제시설 준공에 예술공연이 따라붙는 관행은 북한의 전형적 ‘성과 포장 방식’이다.
보도는 공장이 “인민들의 식생활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신설 공장’이 아니라 주민의 실제 식탁에 변화가 있느냐이다.
북청군과일가공공장은 김정은 치적 선전, 당의 위민(爲民) 이미지 구축, 지방건설 성과 포장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전형적 ‘전시성 공장’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주민 생활 개선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북한 경제의 근본문제—전력난, 농업 생산력 부족, 물류 부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런 현대화 공장은 또 하나의 “겉만 번지르르한 사진용 시설”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