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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55 |
북한이 또다시 공장과 기업소에 ‘사상공세’를 강화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각지 생산 현장에서 “5개년계획의 성과적 완결”을 위해 대중을 사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심각한 경제난과 전력·자재 부족, 생산 차질을 감추기 위한 전형적 정치통제 강화 신호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등장하는 무산광산, 순천세멘트, 남흥화학, 흥남비료 등은 모두 북한 내부에서도 만성적인 자재난과 고장 설비로 악명 높은 곳이다. 정상적인 생산이나 기술 개선이 아닌 “당의 영도업적 학습”, “애국주의 교양”, “투쟁기세 제고” 같은 표현만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경제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할 실질적 자원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의 ‘정신력’이라는 허상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설비 노후화로 인한 작업 중단, 원료 부족으로 인한 공정 정지가 상시적으로 발생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정신력 동원”을 앞세워 충성 실적을 강요하는 정치적 캠페인으로 상황을 덮는다.
원산청년발전소, 수풍발전소, 서두수발전소 등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시설까지 “현장 구호 게시”와 “선전 사업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력 생산이 잘되는 나라에서는 현장 구호 게시, 이동식 방송 선전차, 정신력 동원 선동대와 같은 수법을 쓰지 않는다. 북한에서만 이런 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정치 충성심을 관리·감독하는 ‘사상감시소’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생산 현장 보도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언급된다. 설비 현대화, 에너지 효율 개선, 생산량 증가, 기술 투자, 공급망 개선 등이다. 그러나 이번 조선중앙통신 기사에는 그 어떤 경제적·기술적 내용도 없다. 오직 “당 결정을 관철하라”, “투쟁기세를 북돋우라”, “정신력을 분출시키라”는 문구뿐이다.
이는 곧 5개년계획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선전적으로 감추는 신호이며, 노동자들에게 정치적 충성을 더 강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평제련소, 해주밀가공공장, 경성전기기구공장 등 다양한 단위에서 “선동의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표현한 부분은 특히 눈에 띈다.
경제 실패가 심화될수록 정책 → 기술투자 → 생산 개선이 아닌 선전 → 동원 → 충성 경쟁으로 치달으며, 이는 최근 북한 경제의 붕괴 양상과 일치한다. “선동의 북소리”가 커진다는 것은 현장의 비명과 현실의 실패를 더 이상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단순한 ‘사상공세’가 아니라, ,계획 실패를 덮기 위한 정치 선동 확대, 노동자·일군에 대한 통제 강화, 충성 경쟁 강요, 현장의 실질적 생산활동 악화를 의미한다.
경제는 이미 정체된 지 오래이고, 당국은 숫자로 증명할 수 없는 ‘정신력’만을 내세워 사회 전체를 거대한 선전 무대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또다시 강제동원과 초과노동, 충성심 감시 체계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