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55 |
북한 노동신문이 11월 26일 대대적으로 보도한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장 현지지도”*는 또 하나의 전형적인 선전용 행사였다.
김정은이 “황금의 섬”, “지역발전의 견인차”라고 치켜세운 이 건설 프로젝트는 실제로는 북한 경제의 구조적 실패를 감추기 위한 또 하나의 정치 쇼, 강제 동원, 효율성 없는 건설 광풍의 반복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총건축공사량 97% 완공” “지대정리 97%” “잔디심기 95%” 등 숫자 퍼포먼스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러나 북한의 “완공률 XX%” 보도는 실체 없이 과장된 것으로 악명 높다.
농업 생산능력 평가, 경제성 검토, 유지관리 계획**에 관한 언급은 없다. 온실 설비 대부분이 중국산 중고 설비이거나 사후 관리 불능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숨겨져 있다. 지방 주민들의 실제 소득·식생활 개선과의 연관성 역시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이 프로젝트가 실제 지역 경제에 기여하기보다 ‘빨리 짓고 빨리 보도하는’ 선전용 건설 사업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신문은 이번 공사가 “군부대 지휘관들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로력적 헌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건설 노동의 절반 이상이 강제적 동원, 무임금 혹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청년층의 비자발적 투입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특히 청년돌격대 동원은 북한이 최근 지방개발·온실 농장 건설에서 반복해온 사상적 충성 의무노동 시스템으로, 경제 효율성과 인력 안전을 희생한 채 정치적 성과를 연출하는 데 목적을 둔다. 즉, 농장 건설은 지역경제 개발이 아니라 “당 충성심 테스트”이자 “노동력 소모전”에 가깝다.
김정은은 신의주 온실지구를 “황금의 섬으로 전변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언사 뒤에는 무너진 농업 생산체계와 공급망 붕괴가 가려져 있다. 이미 평양과 몇몇 지역에서 지어진 온실 농장들이 2~3년 안에 ‘유령 온실’로 전락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번 신의주 온실도 주민들에게 실제 혜택을 주기보다 사진 촬영용·선전용 구조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현지지도 자리에서 “우리 당이 더 귀중히 여기는 것은 청년들이 애국의 거목으로 자라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경제와 농업이 개선되지 않더라도, 건설 현장에서 청년들의 충성심만 확보되면 성공이라는 의미다.
이 발언은 북한식 ‘세대 교체형 충성 동원 체계’를 드러낸다. 실제 지역 발전은 부차적이며, 정권 유지가 최우선임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보도는 마지막에 김정은이 “일련의 과업들을 강조했다”고 적었다. 이는 곧 완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주민과 돌격대에게 또 다른 부담이 주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런 핵심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상징적이고 외형적인 공사만 끝없이 반복된다.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은 북한의 전형적인 건설 선전 모델을 다시 보여준다. 경제성 없는 건설,강제적 청년·군인 동원, 선전용 성과 과장, 운영·유지 가능성 불투명, 진짜 지역주민의 삶은 건드리지 않는 쇼윈도 개발이다.
김정은 정권은 이번 현지지도를 통해 경제개발이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만 성공했다. 실제로 황금이 빛나는 곳은 농장도, 주민의 삶도 아니라, 지도자의 선전 사진 속뿐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