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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56 |
북한 노동신문이 또다시 ‘청년찬가’를 높이며 “애국청년의 대부대가 조국의 창창한 미래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사 속 찬사는 실제 청년들이 놓인 현실—강압적 동원, 위험한 건설현장, 선택권 없는 정치적 충성 경쟁—을 철저히 가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이 “황금의 섬”으로 변모했다며 김정은의 “대단한 만족”을 강조하고, 이를 청년 동원의 결과로 연결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건설은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탄원’이라는 이름의 사실상 강제적 동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평안북도 피해지구에서 벌어졌던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투입 사례처럼, 북한의 건설·복구사업은 군사훈련에 가까운 강압적 조직동원이 반복된다.
노동신문은 이를 “폭발적인 탄원열풍”이라 칭하지만, 실상은 직장·학교·조직을 통한 통제된 명단 제출이며 개인의 진정한 선택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문은 10만 명의 청년이 1년 만에 고층·초고층 건물을 완성한 것을 “청춘대기념비”라며 영웅담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안전 기준 미비, 과로사·부상 위험, 영양 부족, 열악한 숙식, 혹한기·혹서기의 무리한 공사 등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한 청년들의 실상은 언급하지 않는다.
“영웅이 되고 싶다”는 말도 북한식 조직문화에서 영웅 칭호가 곧 특권 배분과 생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지, 순수한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노동신문은 “새세대가 조국을 먼저 알고 시련을 이겨낸다”고 선전하며 청년들을 혁명의 선봉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북한의 청년담론은 철저히 정치적 충성도 제고가 목적이다.
신문은 자본주의 국가 청년들을 “마약·범죄·자살의 집단”으로 규정한다. 이는 북한 당국이 오래도록 사용해온 외부 부정·내부 긍정 프레임이다. 그러나 정작 북한 내부의 실상은 어떠한가.
취업 대신 군 복무·돌격대 동원, 북한 내 청년 실업 확대, 출산율 급락, 영양 결핍, 탈북 청년 증가, 사회적 이동성의 부재 등 이러한 현실은 결코 언급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청년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내부적 문제를 희석하기 위한 선전적 수사일 뿐이다.
신문은 김정은이 청년들에게 “솜옷과 식료품을 보내주었다”며 감동적인 ‘아버지의 사랑’을 연출한다. 그러나 이 장면 자체가 애당초 청년들이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다는 증거다.
노동신문은 “우리에게는 양양한 미래를 보장하는 애국청년의 대부대가 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국가 시스템이 기능하지 못하므로 청년의 무상노동과 희생에 의존해야만 체제가 유지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청년들이 교육·일자리·안전한 삶 대신 ‘혁명·동원·희생’을 강요받는 사회는 건전한 미래를 가질 수 없다.
북한의 청년찬가는 결국 체제 유지의 도구로 청년을 소비하는 정치적 수사이다. 청년의 희생을 미화하고, 이를 “당의 복”이라고 주장하는 노동신문의 서사는 체제의 위기를 감추기 위한 장막에 불과하다.
미래는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가 아니라, 청년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가 밝힐 수 있다. 북한이 말하는 ‘창창한 미래’는 청년들의 진짜 삶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