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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57 |
북한 매체가 소개한 민들레학습장공장의 ‘점카드’ 지능계발 제품이 또다시 과학적 근거 없이 영유아 교육을 선전 도구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신보는 29일자 기사에서 ‘점카드’가 “오른쪽 뇌를 발달시키고 어린이 지능을 높여준다”고 선전했지만, 해당 내용은 현대 아동발달 연구와는 거리가 멀다.
기사에서 강조한 “오른쪽 뇌 발달”은 이미 국제 학계에서 20년 전 폐기된 개념이다. 좌뇌·우뇌를 구분해 각각 언어·감각·감성을 담당한다고 보는 이른바 ‘좌·우뇌 이론’은 대중 마케팅과 사교육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었을 뿐, 신경과학적 근거가 없다.
하지만 북한 매체는 이런 시대착오적 이론을 그대로 차용해 제품 효과를 주장한다. 특히 ‘카드를 연속으로 보여주면 오른쪽 뇌가 발달한다’, ‘점 개수를 기억하는 과정이 지능을 높인다’는 등 근거 없는 설명은 과학이라기보다 ‘효능제 선전’에 가깝다.
민들레학습장공장이 소개한 점카드는 1~100까지의 점 배열을 동물·도형 모양으로 배치한 단순 시각자료에 불과하다. 이는 영유아의 기초 수 개념 형성에 일부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북한 매체가 주장하는 ‘지능계발 도구’, ‘뇌발달 촉진 기재’라는 표현은 과장 그 자체다.
또한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부모들 속에서 호평”, “현실적으로 효과” 같은 문구 역시 독립적인 연구·검증 없이 체제 홍보용으로 남발되는 전형적인 표현이다.
북한은 최근 유치원·초등학교 아동의 조기 학습 강화, 학습장·완구 개발 과장 보도를 반복하며 ‘미래 세대 교육’ 성과를 체제 업적으로 포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육 재원 부족, 교원 수당 문제, 아동 영양 문제 등 근본적 환경 개선 없이 ‘신제품 선전’에 의존하는 전시행정이 심각하다.
특히 3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기억력·수학 능력 ‘조기 경쟁’은 아동 발달 심리학의 기본 원칙과도 충돌한다. 아이의 놀이권·자율적 탐색보다 국가가 규정한 ‘학습 성과’에 몰두하게 만드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점카드와 같은 교육 보조도구 자체는 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것을 과학적 검증 없이 ‘혁신적 지능계발’로 포장하고, 부모들에게 ‘국가가 개발한 교육 제품’이라는 신뢰감을 강요한다는 데 있다.
북한 매체는 아이들의 전반적 복지나 교육 환경의 실상은 다루지 않은 채, 단순한 시각 자극 카드 하나를 교육혁명의 증거로 포장하고 있다. 이는 영유아 교육의 본질보다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선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주는 사례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