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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61 |
노동신문은 최근 정성제약종합공장 종업원들이 “인민의 생명보호와 건강증진을 최급선무로 삼는 당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의약품 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은 이 미사여구와는 정반대다. 주민들은 약이 없어 장마당에서 가짜 약을 찾고, 병원에는 기본적인 항생제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노동신문이 그리는 화려한 ‘충성의 열기’는 실체 없는 선전용 배경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은 제약공장 종업원들이 당의 보건정책을 “충심으로 받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그토록 떠받드는 보건정책은 정작 다음과 같은 현실적 모순을 안고 있다.
우선 의약품 부족은 상시적이며 구조적 문제로 정성제약을 포함한 국영 제약시설은 설비 노후와 원자재 부족으로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는 보고가 수년간 이어져 왔다.
그리고 보건예산의 만성적 부족으로 군사부문에 예산의 절대다수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보건혁명’은 구호일 뿐이며, 주민 건강은 후순위로 밀린 지 오래다.
또한 사상교양이 생산의 대체물이 될 수 없으나 “충성의 열기”로 생산 격차를 채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경제·기술 시스템의 근본적 결함을 은폐하려는 선전논리에 가깝다.
결국 노동신문이 강조하는 “전위적인 역할”은 인민 건강 실태를 왜곡하고 책임을 종업원 개인의 ‘충성심’으로 돌리는 정치적 포장에 불과하다.
기사에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하늘 같은 은정”이 언급된다. 이는 북한 매체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정치적 미사여구지만, 실재하는 주민들의 고통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런 현실에서 “하늘 같은 은정”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박탈감과 국가 보건체계의 붕괴를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노동신문은 “의약품 생산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북한 내부의 정보나 위성 분석, 탈북자 증언들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장들은 대개 부분 가동 또는 정지 상태를 반복하고 있으며, 원료 확보가 어려워 약효가 불확실한 약품이 생산되거나, 포장만 화려하게 바꾼 선전용 상품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증언이 있다.
결국 “혁신”이라는 표현은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정치적 언어에 가깝고, 실제 생산량·품질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신문이 내세운 ‘충성’, ‘열의’, ‘숭고한 뜻’은 그 자체로 보건체계의 파탄을 덮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보건제도는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 안정적 예산 확보, 국제적 의약품 공급망 연결,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정립, 기술·장비의 현대화, 주민 중심의 투명한 의료정책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보다는 미사여구와 충성 경쟁으로 문제를 덮어두려 하고 있다.
정성제약종합공장이 보여주는 것은 ‘보건혁명’의 성과가 아니라, 보건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또다시 동원된 선전의 그림자일 뿐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