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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63 |
북한 선전매체 조선신보는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10대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칭호는 기업 경쟁력이나 시장 성과를 평가한 것이 아니라, 당의 지시에 얼마나 충성스럽게 동원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주어지는 정치적 포상에 가깝다. 즉, ‘최우수기업’이라는 표현은 실질적 산업 경쟁력의 증거가 아니라 체제 선전용 상징물에 불과하다.
조선신보는 기업소가 “인재중시, 숫자중시”를 내세워 기술혁신 성과를 이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산업 현장에서의 인재 양성은 체계적 교육·연구 투자보다 경험 많은 기술자 한두 명이 후배를 ‘맡아 키우는’ 전근대적 도제 방식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인재중시”를 외치는 것은 실질적 기술 발전과 거리가 멀다. 아울러 기업소의 “기술혁신 과제 부여”도 자유로운 연구환경에서 나온 창의가 아니라 정치적 동원에 기반한 강제 과제 부과일 뿐이다.
기사에서는 기술혁신과 창의고안운동이 활발히 진행되었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북한의 ‘창의고안운동’은 기술적 실효성과 무관하게 “성과 보고” 자체가 목표가 되고, 실험·검증 시스템 부재로 실제 공정 개선보다 문서 제출이 우선한다. 그리고 성과를 과장하지 않으면 처벌 위험이 높아지고 실패는 은폐되고 성공만 과대 포장된다.
이런 구조에서 나오는 ‘혁신’은 대체로 형식적이며, 공업 생산의 기술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한다.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가 금속·전력·석탄·철도 등 여러 분야의 ‘중요설비’를 맡았다는 점 역시 북한 경제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즉, 기업소가 ‘중요대상설비’를 맡았다는 것은 북한 산업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방증할 뿐이다.
북한은 매년 ‘우수기업’, ‘모범공장’, ‘성과혁신자’를 만들어내며 체제 성과를 연출하려 하지만, 이는 만성적 자원 부족·기술 고립·낡은 생산체계·통제 중심의 계획경제가 초래한 구조적 침체를 가릴 수 없다.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의 ‘2년 연속 최우수기업 선정’은 경제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미화하기 위한 선전의 반복일 뿐이다. 진정한 혁신은 정치적 충성구호가 아닌 자유로운 연구환경, 국제 교류, 시장 기반의 효율 체계에서만 가능하다.
북한이 이를 회복하지 않는 한, ‘인재중시’라는 미사여구는 공허한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