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12월 23일(현지시간) 2025년도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공개하며 중국이 “역사적인 군사 건설”을 진행 중이고, 그 결과 미국 본토가 점점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027년까지 대만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해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핵·해상·장거리 타격·사이버·우주 전력 전반과 더불어 군 내부 반부패의 파급효과, 러시아·북한·이란과의 관계,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에서의 영향력 확대까지 폭넓게 다뤘다.
200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따라 매년 의회에 제출되는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처음 공개된 중국 군사력 평가다.
보고서는 중국이 확대되는 핵무기, 강화된 해상력, 재래식 장거리 타격, 사이버·우주 전력을 결합해 미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4년 중국의 ‘볼트 타이푼(Volt Typhoon)’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 미국 핵심 인프라에 침투한 사례를 들며, 유사시 미군을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잠재력을 경고했다.
중국의 군사 전략과 관련해 보고서는 ‘국가 총력전’ 개념—전 국민 동원을 통해 미국을 능가하려는 접근—을 핵심으로 지목했다. 다만 서문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말살·지배·모욕”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인도·태평양에서 어느 국가도 미국이나 동맹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펜타곤은 군사 교류 확대와 전략적 안정, 충돌 예방·완화에 초점을 둔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보고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베이징이 외교·정보·군사·경제 수단을 총동원해 대만을 압박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위협과 회유를 병행하는 “전쟁이 아닌 적극적 유도와 표적화된 압박”으로, 통일을 추구하는 접근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2027년을 목표로 △대만에 대한 전략적 결정적 승리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 △주변국에 대한 억제·통제 능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네 가지 군사 옵션—비전쟁 위협, 연합 화력 타격, 해·공 봉쇄, 연합 상륙—을 재확인하며, 2024년 다수의 훈련을 통해 해상·육상 타격, 태평양 미군 타격, 항만 차단 등 핵심 요소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타격 범위는 중국 본토 기준 약 1500~2000해리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면서 대만을 성공적으로 점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24년에도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서 군사·준군사 수단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우위를 과시하며 타국을 억제했다. 보고서는 베이징이 해당 지역에서 더 직접적이고 강경한 방식으로 강압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24년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600기 초반으로 추산하며,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핵 확장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30년 1000기 돌파가 예상된다.
또한 중국이 둥펑-31(DF-31)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중몽 국경 인근 발사장에 100여 기 배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조기경보·보복 능력 강화를 겨냥한 조치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무기 통제 협상 의지가 낮다고도 지적했다.
군사 기술 측면에서는 군사 AI·생명공학·극초음속 무기를 핵심으로 현대화를 가속하고 있으며, 극초음속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 세계 최대급 무기고를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항모 전력은 2035년까지 신형 6척 추가, 기존 3척을 포함해 총 9척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인민해방군 내부의 강도 높은 반부패가 사기·징병·지휘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2023년 하반기 이후 로켓군과 장비 조달 부문에서 대규모 부패 사건이 드러나 사령관급을 포함한 다수 장성이 낙마했다. 2023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44명의 고위 장성이 조사·해임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전투 준비태세가 훼손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전투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견제를 목표로 전략 협력을 심화했지만 상호 불신이 협력의 상한을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현대전 교훈을 흡수하며 핵 억제, 연합전, 후방 지원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과의 관계는 고위급 교류가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란과는 러시아와의 삼자 해군훈련, 제한적 양자 훈련, 이중용도 부품 거래가 핵심으로 언급됐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에서는 인프라·에너지·원조·무역과 함께 우주 협력을 통해 비군사적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중국은 이 지역에 중국 본토 외 최대 규모의 우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4월 베이징에서 중·라틴아메리카·카리브 우주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서반구 전반에 대한 중국의 우주 감시 능력 강화, 나아가 미국 군사 우주 자산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 현대화가 미국 본토·대만·역내 질서에 미치는 파급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며, 향후 억제·대화·동맹 조정을 둘러싼 워싱턴의 정책 선택이 한층 더 복잡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