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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영식장의 김정은 위원장 |
북한이 해외작전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귀국한 조선인민군 제528공병연대를 대대적으로 환영한 행사는, 단순한 군부대 귀환을 넘어 북한 정권의 해외 군사개입 실태와 정치적 의도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충성·영웅주의·희생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이 묻고 싶은 핵심 질문들—어디에, 왜, 어떤 근거로 파병되었는가—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여해서 격려하고 환영한 이번 행사가 갖는 함의와 이면에 대해 북한은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번 ‘해외공병부대’ 환영식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이번 환영식은 군사적 성과에 대한 정상적 보고나 귀환 행사라기보다, 체제 선전과 정치적 연출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하고 훈장을 수여하며,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장면은 ‘군사 작전의 결과’를 설명하기보다는 ‘지도자의 위대함과 군의 충성’을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해외작전’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다루면서도 구체적 정보는 철저히 배제한 점에서, 이 행사는 투명성보다는 은폐와 미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북한이 파병 지역과 임무 내용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는 국제법적 책임과 외교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전략입니다. 공식 국가 간 파병이라면 주권국 간 합의, 외교 문서, 파병 목적 등이 어느 정도 공개돼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전혀 밝히지 않고 ‘당의 전투명령’이라는 내부 정치적 언어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북한 군 인력이 사실상 특정 분쟁 지역에서 용병 또는 준용병 형태로 활동했을 가능성, 혹은 제3국의 군사 작전에 비공식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겠는데요.
직접적인 전투에 참여한 특수병들도 아니고 공병이라고 하면 교량이나 각종 전투시설, 혹은 민간시설 재건에 투입되는 부대인데 이런 것까지 비밀에 부치는 것은 실제 임무는 전혀 다른 것일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3. 앞서 말씀하셨지만 ‘공병부대’라는 명칭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공병부대라는 표현은 의도적으로 모호합니다. 겉으로는 재건·건설·복구 지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군사시설 건설, 방어 진지 구축, 전투 지원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점은 단순한 건설 지원을 넘어 무력 충돌이 존재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북한이 ‘비전투 부대’라는 외피로 해외 군사 개입의 실질을 희석하려는 그런 차원의 전략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4. 전사자 9명에 대한 영웅화는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 북한은 이들의 죽음을 ‘정의와 존엄 수호를 위한 성전’으로 포장하지만, 왜 그들이 해외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지난번 전사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행사도 마찬가지 였었죠.
조국 방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해외 파병에서의 사망은, 군인 개인과 그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를 체제 선전용 서사로 소비하며, 개인의 생명보다 정치적 상징성을 앞세우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5. 대규모 환영식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참석 등은 어떤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인가요?
- 이는 군 통제와 충성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장치입니다. 지도자가 병사들과 직접 교감하는 듯한 연출은 충성심을 개인적 감정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경제난과 식량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파병을 ‘승전 서사’ 다시말해 전쟁 혹은 전투에서의 승리로 포장하는 것은, 내부 불만을 외부의 성과 이야기로 덮으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위기 관리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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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쿠라이나 전선에서 드론에 포착된 북한군 |
6. 이러한 해외 군사활동이 한반도 안보에 주는 함의는 무엇일까요?
- 북한 군이 해외에서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이는 군사적 자신감과 모험주의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으며, 향후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합니다.
이번 환영식은 북한이 해외 군사 개입을 하나의 ‘정상적 국가 행위’로 내면화하고, 이를 체제 정당성의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투명성, 책임,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훈장과 연설 속에서 가장 부재한 것은 설명과 책임의 부분입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인민의 군대’를 자처한다면, 그 군인들이 왜, 어디에서, 누구를 위해 피를 흘려야 했는지부터 정확하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