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북한식 내로남불
  • - “일본 핵무장 결사반대” 북한 담화, 무엇을 노리고 있나
  •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ICBM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ICBM

    최근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가 발표한 이른바 ‘일본 핵무장 결사반대’ 담화는 언뜻 보면 일본의 군사적 우경화와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담화의 표현 방식과 논리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면, 이는 일본의 실제 정책 변화에 대한 건설적 문제 제기라기보다는 북한 특유의 대외 선전과 책임 전가 논리가 반복된 사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담화는 일본 내 일부 정치인의 발언이나 가설적 논의를 확대 해석해 ‘국가 차원의 핵무장 야망’으로 규정하고, 이를 전범국 프레임과 결합해 위협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작 동북아 안보 불안을 구조적으로 심화시켜온 북한 자신의 핵무기 보유, 핵 선제 사용 교리, 반복적인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이러한 담화가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메시지라기보다, 북한 내부를 향한 선전 효과와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위협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정치적 계산에 가깝다고 지적합니다. 일본의 안보 정책 논의를 빌미로 삼아 자신들의 핵무장을 정당화하고,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오래된 전략이라는 것이죠.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 당국의 담화 의도와 한계,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번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 담화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한마디로 말하면 전형적인 북한식 대외 선전 담화입니다. 내로남불이라고 하는데 북한주민들은 익숙하지 않은 단어죠. 내가 하면 달콤한 로멘스이고 남이 하면 불법적 부화라는 겁니다.

    일본의 ‘핵무장 야망’을 규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사실 검증이나 정책 분석과는 거리가 멉니다. 일부 정치인의 발언이나 학술적·가설적 논의를 국가 차원의 결정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고, 이를 위협 서사로 포장한 것이 핵심입니다. 객관적 분석이라기보다는 공포 조성과 책임 전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봅니다.

    2. 북한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이렇게까지 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목적은 명확합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장과 군사적 고립을 설명할 외부 위협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핵무장론’을 부풀릴수록, 북한은 “우리가 핵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비핵 3원칙을 공식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제도적으로도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매우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과장하는 것은 정치적 필요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
    다카이치 일본 총리

    3. 담화에서 일본의 ‘주변 안보 환경’ 언급 자체를 침략 의도로 몰아간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 부분이 가장 자기모순적입니다. 현재 동북아 안보 환경을 급격히 악화시킨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입니다. 수십 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 핵 선제 사용 교리의 공개 등은 국제사회에 명백한 위협이었죠.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주변국의 방어적 논의만을 침략 야망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리적 설득력이 없습니다.

    4. 북한은 일본이 ‘세계 유일의 원자탄 피해국’임에도 핵무장을 꾀한다고 비난합니다. 이 주장은 타당한가요?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주장은 북한의 이중잣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이를 헌법과 법령에까지 명문화한 사실상의 핵보유 세력이죠. 핵무기를 ‘국가 생존의 보검’으로 미화하며 핵 위협을 일삼아온 당사자가, 핵 없는 세계를 말하는 것은 도덕적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5. 담화에서 반복되는 ‘전범국 일본’ 프레임은 어떤 역할을 합니까?

    - 이는 공포 조성과 감정 동원을 위한 매우 익숙한 수법입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는 분명 중요한 역사적 쟁점이고 잘못이지만, 북한은 이를 현재 자신의 군사 정책을 정당화하는 도구로만 사용합니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정작 한국전쟁 도발, 납북 문제, 인권 탄압 등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다는 점입니다. 선택적 기억과 선택적 분노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국제사회는 이번 담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담화의 수사에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동북아 핵 위기의 본질은 일본의 가설적 논의가 아니라 북한의 실제 핵무기 보유와 군사 도발입니다. 이를 흐리기 위한 선전은 점점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타국 비난이 아니라 자신의 핵무장 정책을 돌아보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12-29 10:16]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 다른기사보기 리베르타임즈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