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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2월 29일 대만을 둘러싼 대규모 실탄 군사훈련에 돌입하며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한 번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즉각 전투기와 해군 전력을 전개해 대응에 나섰고, 베이징의 행동을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가 인용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지휘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구축함과 호위함, 전투기, 폭격기, 무인기 등이 대거 투입됐으며 해상 목표물에 대한 실탄 사격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를 통해 대만 주변 항구 봉쇄와 해·공군 합동 작전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林劍)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통일을 방해하려는 어떤 악의적 행동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외부 세력의 시도는 대만 독립 세력의 기세만 부추기고 대만 해협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대만 국방부는 “적절한 병력을 배치하고 신속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군의 대비 태세를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후 F-16V 전투기와 해군 함정이 중국 군용기와 함선을 감시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특히 F-16V 전투기가 ‘스나이퍼’ 첨단 표적 포드(AN/AAQ-33)를 활용해 중국의 J-16 전투기를 추적·감시하는 모습은, 대만군이 중국 공군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훈련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발표 이후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AFP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중순 타이베이에 총 111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두 번째 대만 무기 판매이자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지난주 미국 방위산업체 20곳에 제재를 가했다.
역내 외교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은 최근 몇 주간 일본과도 이 사안을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1월 “대만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 동부전구 대변인 스이(施毅) 소장은 성명에서 “29일부터 육·해·공군과 미사일 부대를 동원해 ‘정의 사명-2025’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며, “해공 전투준비 순찰, 제공·제해권 확보, 핵심 항구 봉쇄, 다차원적 억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또 대만 주변 다섯 개 해역과 공역을 지정해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며, 민간 선박과 항공기에 접근 자제를 권고했다.
대만 총통부의 궈야후이(郭雅惠) 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군사적 위협으로 이웃 국가를 압박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만 해안경비대도 북부와 동부 해역에서 중국 해경 선박 4척을 발견해 즉각 대응 전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이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주권과 국가 통일을 수호하기 위한 “합법적이고 필수적인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대만과 국제사회는 반복되는 무력 시위가 오히려 지역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