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가톨릭 224] 종교의 자유는 미국 안보의 영혼이다.
  • 크리스토퍼 J. 모츠 Christopher J. Motz is senior counsel in the military affairs practice group at First Liberty Institute. 퍼스트 리버티 연구소 수석 고문

  • 웨스트포인트의 옛 생도 예배당(Old Cadet Chapel)의 고요한 성소 안, 제대 위 후면을 장엄하게 장식한 인상적인 벽화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버트 위어가 그린 이 작품은 「평화와 전쟁(Peace and War)」이라는 제목을 지니고 있으며, 군인의 소명 한가운데에 놓인 영원한 긴장을 포착한다.

    그 중심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여성 형상이 서 있는데, 흰옷을 입은 ‘평화의 여인’으로, 한 손에는 올리브 가지를, 다른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무장을 갖추고 결연한 표정의 전사가 서 있는데, 그는 더 높은 질서에 대한 경외로 칼을 집어넣는다.

    그들 사이로는 장엄한 독수리가 날아오르며, 한 발에는 화살을, 다른 발에는 올리브 가지를 움켜쥐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인장(Great Seal)으로 채택된 상징으로, 방위를 위한 경계심과 화합을 향한 열망이라는 국가의 이중적 헌신을 상징한다.

    1836년 완성 이후 여러 세대의 생도들이 분명 이 장면을 묵상해 왔을 터인데, 이 벽화는 하나의 지속적인 수수께끼를 던진다. 정의로운 무력을 통해 형성된 국가는 어떻게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가?

    지난달 발표된 2025년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이 전략은 “언론의 자유, 종교와 양심의 자유, 그리고 우리의 공동 정부를 선택하고 이끌 권리는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핵심적 권리들”이라고 선언하며, 미국을 주권 공화국으로 탄생시킨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자연권을 상기시킨다.

    이는 단순한 서문적 수사가 아니다. 전략적 우선순위로 명시되어 있다. 이는 사실상 영적 황폐화에 반대하는 국가 정책의 선언이다. 실천적이면서도 긴급한 이 문서에서 종교의 자유는 지정학의 각주가 아니라, 미국 안보의 토대 그 자체로 다시 자리매김된다.

    미국의 역사 전반에 걸쳐, 신앙은 국가의 힘을 묶어 주는 힘줄과 같았다. 조지 워싱턴은 하늘 자체가 제정한 질서와 정의의 영원한 규범을 무시하는 국가는 결코 번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대통령직 수행은 신적 섭리에 대한 의존의 인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20세기에 들어 해리 트루먼은 미국의 목적 중심에는 “영적 가치들—도덕률—을 광대한 악의 세력들로부터 수호하는 것”에 있다는 확신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의 기억 속에서 이 기둥은 사라졌다. 군대 내에서의 노골적인 종교 차별은 충분히 문서화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종교자유위원회에 대한 증언에서도 확인되었다. 한 세대 전의 키파(yarmulke) 착용 금지에서 드러났던 이 편향은, 전통적인 영적 생명력의 원천을 유토피아적 비판 이론들이 대체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2023년 헤리티지 재단의 여론조사는 이 ‘궁정 쿠데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현역 장병의 열 명 중 여덟 명 가까이가 성별 이데올로기에 관한 공식 지침이 군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혹은 크게 약화시켰다고 답했으며, 열 명 중 일곱 명은 그러한 결정들이 자신들의 자녀에게 군 복무를 권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 또는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군 종교자유 전문가인 마이크 베리에 의해 군대가 또 하나의 “정치적 관료조직”으로 전락하고, 그 도덕적 핵심이 시대적 변덕에 외주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게 만들었다.

    NSS는 기상 나팔 소리와 같은 분명함으로 이러한 방치를 뒤집는다. 종교의 자유가 국내적 부차적 문제가 아니라, 국내의 분열과 해외의 침략에 맞서는 전략적 우선순위임을 인식한다. 선전, 문화적 전복, 인구학적 침식이라는 혼합 위협의 시대에 이 문서는 “장기적 안보가 불가능한 상태를 초래하는 미국의 영적·문화적 건강의 회복과 재활성화”를 주장한다. 신앙은 무기력한 절망에 대한 해독제가 된다.

    그러므로 NSS는 고립주의적 후퇴가 아니라, 영적·문화적 재정비를 촉구하는 요청으로도 읽혀야 한다. 이 전략은 다른 국가들의 “전통과 역사”가 미국의 것과 다르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데, 이는 최근 정교분리조항(Establishment Clause)을 미국의 역사와 전통에 다시 근거시키려는 판례의 언어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실용적 자제는 문명적 소멸의 벼랑에 선 유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20년 안에 그리스도교 문명의 요람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할 수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 상실로 역사적 동맹들이 긴장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훈계는 일부 유럽 지도자들의 반감을 샀고, 또 다른 이들은 이것이 세계의 독재국가들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들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잊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언제나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미국의 혈족이었다. 유럽의 유서 깊은 그리스도교적 유산은 상당 부분 미국의 종교적 영혼을 낳은 모태이기 때문이다. 이 교정은 형제적 성격의 것이다.

    NSS가 천명하듯, 안보는 미사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유를 떠받치는 신적 질서에 조율된 영혼들이 필요하다. 이 전략은 여러 유익한 방식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종교의 자유가 힘의 원천이자 국가 전략적 우선순위로 인정된 이상, 국가안보 담당자들과 이른바 정부 내 “가치” 담당자들 사이에 존재하던 칸막이는 보다 투명해지거나 아예 제거되어야 한다.

    종교의 자유와 양심과 같은 핵심 우선순위는 국가안보의 기획과 실행에 스며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각 군의 장관들과 전투사령관들은 병력을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며, 운용하는 모든 방식에 대해 종교의 자유 영향 평가를 주요 고려 요소로 삼아야 한다. 또한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한 예산 승인과 입법 과정에서 군종제도(chaplaincy)를 격상시키고 보호해야 한다.

    미국 대외정책의 특정 요소들에 대한 지혜는 앞으로도 시민적 토론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주변으로 밀려났던 종교의 자유는 현 전략의 영혼이다. 이는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필요한 교정이다.

    결국 모든 개인의 양심 안에 깃든 신적 불꽃에 대한 도덕적 헌신이 없다면, 미국의 국가 권력 수단들은 무엇에 의해 방향 지어질 수 있겠는가? 오늘날 다시 위어의 웨스트포인트 벽화를 바라볼 때, 2025년 전략의 약속은 이미 예견적으로 드러나 있다.

    평화의 여인은 전사를 무장해제함으로써가 아니라, 그의 힘을 초월적 질서로 향하게 함으로써 승리한다. 신앙의 긴급성을 되찾음으로써, 2025년 NSS는 세계에 지배가 아니라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는 틀을 명확히 한다. 곧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자유를 수호할 만큼 강하고, 평화를 추구할 만큼 지혜로운 국가의 모범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 글쓴날 : [25-12-31 08:03]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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