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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매체가 새해 첫날 대대적으로 보도한 김정은의 설맞이공연 학생소년 접견 장면은, 겉으로는 ‘어린이 사랑’과 ‘미래 세대에 대한 축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체제 선전과 우상화 정치의 전형적인 장면을 반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설맞이공연에 출연하는 학생소년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이를 “은혜로운 사랑의 화폭”, “자애로운 어버이의 숭고한 세계”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사는 북한 정치에서 이미 익숙한 표현이다.
‘아버지 원수님’이라는 호칭과 과도한 감정 묘사는, 어린이들조차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충성과 감격을 표현하는 정치적 도구로 동원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행사가 ‘설맞이공연’이라는 문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예술적 의미나 어린이들의 자율적 성취보다는 “조선을 떨칠 꿈”, “사회주의조국을 제일로 사랑하는 교대자”, “애국위업의 바통”과 같은 정치적 메시지가 중심을 이룬다는 점이다.
이는 아동·청소년을 체제의 미래 시민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적 선전 자원으로 취급하는 북한식 사고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금메달로 조국의 영예를 빛낸 소년단원’, ‘조직생활과 좋은일하기운동에서 모범을 보인 학생’이라는 표현은, 개인의 개성과 자유로운 성장을 강조하기보다 충성 경쟁과 집단적 기준에의 복종을 미덕으로 삼는 북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웃음과 환희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현이라기보다, 정해진 각본 속에서 요구되는 반응에 가깝다.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을 만난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문화 교류의 주체가 아니라, ‘총련의 새세대’, ‘애국위업 계승자’로 규정된다. 국외에 거주하는 청소년들까지도 민족·체제 충성의 틀 안에 묶어두려는 북한의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결국 이번 보도는 북한이 새해를 맞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것은 어린이의 권리나 자유로운 꿈이 아니라,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체제의 영속성과 충성의 재생산이다.
‘이 세상 제일 행복한 설날’이라는 선전 문구와 달리, 이 장면은 북한 아동들이 얼마나 이른 시기부터 정치의 무대에 불려 나오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씁쓸한 기록에 가깝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