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증산의 동음” 뒤에 가려진 어둠
  • - 전력난의 구조적 실패를 ‘령도 업적’으로 포장하는 북한의 전력 선전
  •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벌써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도 참 다사다난했는데요. 올 한해 북한주민들에게 행복한 소식들이 가득했으면 바램입니다. 이제 곧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가 열리는데요. 북한당국은 지난해 당대회를 앞두고 전력공업 부문에서 “증산의 동음이 높이 울리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정력적인 령도”와 “불멸의 업적”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보도를 연이어 내놓은바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력 생산 증대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핵심 동력으로 묘사하며, 그 성과를 전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지도력에 귀속시키는 데 주력했는데요. 그러나 이와 같은 관영 보도의 화려한 수사와는 달리, 북한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전력 현실은 크게 다릅니다.

    여전히 북한 사회 전반에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과 정전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돼 있으며, 병원·공장·학교는 물론 가정의 기본적인 생활조차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죠. 밤이 되면 도시는 암흑에 잠기고, 주민들은 촛불이나 손전등, 개인 발전기에 의존해 하루를 버텨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력난이 단순한 ‘노력 부족’이나 ‘일시적 난관’이 아니라, 노후화된 발전 설비, 만성적인 연료 부족, 비효율적인 중앙집중식 계획경제, 국제 제재로 인한 기술·부품 조달 차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실패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이러한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증산’과 ‘동음’ 같은 추상적 표현으로 성과를 과장하고 문제를 은폐하는 선전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런 보도들은 당대회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성격이 더욱 짙습니다. 전력 문제와 같은 민감한 생활 인프라 영역마저 체제 결속과 충성 경쟁을 고취하기 위한 선전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패의 책임은 현장 노동자들의 “각오 부족”이나 “분투 미흡”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죠.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의 전력 선전이 갖는 정치적·구조적 의미와 그 이면에 가려진 주민 생활의 현실을 짚어보기 위해, 북한 경제 및 에너지 문제를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조선중앙통신이 강조한 ‘증산의 동음’이라는 표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증산의 동음’이라는 표현은 매우 전형적인 북한식 선전 수사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나 실증적 근거 없이,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를 통해 성과가 있는 것처럼 인식시키는 방식이죠.

    실제로 전력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 증가분이 주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언어라기보다, 현실을 가리기 위한 언어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2. 북한의 전력난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 북한의 전력난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수력·화력 발전소가 수십 년 전에 건설돼 심각하게 노후화됐고, 연료와 부품 공급도 불안정합니다. 여기에 중앙집중식 계획경제의 비효율성과 국제 제재로 인한 기술·설비 도입 차단이 겹치면서, 구조적 한계가 고착화됐습니다.

    단순히 ‘의지’나 ‘결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도, 북한 당국은 이를 정치적 구호의 영역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죠.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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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보도에서 전력 성과를 지도자의 ‘령도 업적’으로만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는 개인 숭배 체제의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성과는 모두 최고지도자의 업적으로 귀속시키고, 실패나 부족은 현장 노동자나 간부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죠.

    이렇게 하면 체제의 오류나 정책 실패는 논의 대상에서 사라지고, 문제는 ‘충성심’이나 ‘각오’의 문제로 축소됩니다. 결과적으로 구조 개혁이나 정책 전환의 필요성은 제기될 수 없게 됩니다.

    4. 실제 주민들이 겪는 전력 현실은 관영 보도와 얼마나 괴리가 있나요?

    - 괴리는 매우 큽니다. 주민들은 정전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간대에만 제한적으로 전기가 공급되는 경우가 많고, 병원이나 공장조차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현실은 관영 매체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주민 생활의 고통은 장황한 선전 서사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습니다.

    5. 이번 보도가 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점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 당대회는 체제의 성과를 과시하고 결속을 다지는 정치 행사입니다. 따라서 전력 문제처럼 주민 생활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도 ‘성과 축제’의 소재로 재구성됩니다. 실질적인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전진’과 ‘증산’을 강조함으로써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연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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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북한 전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근본적인 해결은 선전이 아니라 정책 전환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투명한 정보 공개, 노후 설비에 대한 체계적 개보수, 비효율적인 계획경제 구조의 개선, 그리고 주민 생활을 정책의 중심에 두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인 숭배적 서사나 추상적 지시로는 전력난은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 그것이 첫걸음입니다.

    결론적으로 전력은 체제 선전의 장식물이 아니라, 주민의 생존과 직결된 기본 인프라입니다. 중추적인 기반이라는 것이죠. “증산의 동음”이라는 화려한 표현 뒤에 가려진 어둠은, 오늘도 북한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새해에는 이런 어둠이 걷혀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6-01-05 19:40]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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