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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으로 압송되고 있는 마두로 부부 |
미국으로 압송돼 형사재판에 넘겨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뉴욕 법정에서 자신을 ‘전쟁포로’로 규정하며 전면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작전을 “군사행동이 아닌 법 집행”으로 못 박으며 국제법 논쟁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서 마약 밀매 공모 등 4개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나는 전쟁포로”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의 체포가 사법 집행이 아니라 무력 분쟁 과정에서의 군사작전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마두로 측의 주장은 제네바 협약을 겨냥한다. 전쟁포로는 합법적 전투원으로서 분쟁 종료 시 석방이 원칙이며, 민간인 학살이나 고문 등 전쟁범죄가 없는 한 전투 참여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의 형사 기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즉각 선을 그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마두로의 ‘전쟁포로’ 주장이 이어지자 “이를 다룰 시간과 장소가 있을 것”이라며 논쟁을 중단시켰다.
법조계 역시 실효성에 회의적이다. 전직 연방검사 출신으로 컬럼비아대 교수인 대니얼 리치먼은 “이번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외국 권력자를 압송한 뒤 형사 처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1990년 미국으로 압송된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다. 노리에가는 불법 체포를 주장했지만, 미 법원은 ‘해외 체류 피의자를 강제로 데려오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정부 논리를 받아들였고, 그는 결국 중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기조 아래 이번 작전을 법 집행으로 규정한다. 마두로를 전쟁포로로 인정할 경우, 헌법상 의회 승인 없는 ‘대외전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정치·법적 부담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방을 ‘용어의 전쟁’으로 본다. 리치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두로 모두 국제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전략적 표현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정 안팎에서 이어질 이 프레임 경쟁이 재판의 향방과 외교적 파장을 동시에 좌우할지 주목된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