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을 두고 다시 한 번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상투적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노동신문은 일본의 역대 최대 방위비 편성과 안보 문서 개정 추진을 “자멸적 망상”이자 “재침략 책동”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정작 이 비난의 수위와 언어는 북한 스스로의 군사 현실과 맞물려 심각한 자기모순을 드러낸다.
노동신문은 일본 정부가 약 9조4천억 엔 규모의 방위비를 책정하고, 평화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 “전쟁국가의 제도적 토대를 완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신년 기자회견을 겨냥해 “극우익적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강하게 공격했다. 자위대의 활동 영역 확대와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합동훈련 역시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망령을 불러오는 사례로 열거됐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공세적 수사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핵·미사일 개발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며 매년 군사훈련과 무력시위를 이어온 주체가 바로 북한이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과 전술핵 운용을 공공연히 과시하고, 주민 생활은 궁핍에 내몬 채 군비 증강을 체제 유지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온 북한이 타국의 방위 정책을 “안보 불안의 증대”라고 규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택적 분노에 가깝다.
더욱이 일본의 안보 정책 변화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 등 동북아 안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를 맥락 없이 ‘재침략 광기’로만 몰아붙이는 것은 현실 진단을 회피한 정치적 선전일 뿐이다.
실제로 노동신문이 문제 삼은 ‘3대 안보 문서’ 개정 역시 일본 내부의 제도적 논쟁과 국제 안보 질서 속에서 검토되는 사안이지, 과거 제국주의로의 회귀를 단정할 근거는 아니다.
결국 이번 비난은 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라기보다, 대외적 적대 담론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북한식 선전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군국주의를 규탄하기에 앞서, 주민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한 자국의 무모한 군사 노선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타국의 방위비 증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리는 이유는, 그 발화 주체가 이미 동북아 안보 불안을 키워온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