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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김일성종합대학 인공지능학부 산하 인공지능기술연구소를 ‘10대 최우수 정보기술기업’으로 선정하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는 북한 특유의 자화자찬식 국가 선전의 반복일 뿐, 국제 사회가 인식하는 실제 기술 수준이나 연구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산하 연구소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지능 로봇 기술을 핵심 분야로 삼아 연구 성과를 냈으며, 일부는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구 내용, 학술지 명칭, 검증 가능한 성과 지표는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매체의 전형적인 특징인 ‘성과는 크지만 근거는 없는’ 방식이다.
북한이 말하는 ‘나라의 정보화’는 자유로운 정보 접근이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공지능 연구가 감시·검열·사상 통제 기술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안면 인식, 음성 분석, 텍스트 검열 자동화 등은 이미 전체주의 국가들이 AI를 활용하는 대표적 방식이다.
즉,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체제 유지를 위한 디지털 감시 수단으로서의 인공지능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종종 ‘국제 학술지 발표’를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영향력이 미미한 저널이거나 공동연구·대리 게재 형태인 경우가 많았다. 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연구 교류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세계적 수준의 생성형 AI 연구가 이뤄졌다는 주장은 현실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최신 AI 기술은 막대한 연산 자원, 반도체, 데이터 접근성이 필수적인데, 국제 제재로 고성능 GPU와 서버 도입이 차단된 북한의 연구 환경에서 선도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다.
보도는 연구사들의 ‘자질과 능력에 맞는 연구 방향 제시’를 강조하지만, 북한에서의 인재 양성은 언제나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이 전제된다.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가 핵심인 인공지능 연구가, 사상 검열과 표현 통제 속에서 제대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보도는 북한이 국제 기술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을 감추기 위한 내부 결속용 선전에 가깝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다’는 표현과 달리, 북한의 인공지능은 개방·협력·윤리라는 글로벌 기준과는 동떨어진 채 폐쇄적 체제 유지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은 미래를 여는 기술이지만, 북한식 인공지능은 여전히 주민을 향한 또 하나의 족쇄로 남아 있다는 점을 이번 선전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