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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당국, 인터넷 전면 차단 |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을 단행한 지 36시간이 지나면서, 현지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감시단체 넷블록스는 10일(현지시간) “이란 전역의 인터넷 연결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가족과 지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넷블록스가 공개한 네트워크 추적 자료에 따르면 이란 내 인터넷 트래픽은 지난 8일 오후 급격히 감소한 뒤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국제전화까지 차단한 채 군경을 대거 투입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 출신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인터넷 차단은 외부의 감시를 피한 채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전형적인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보의 봉쇄는 폭력의 은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피해 규모에 대한 집계도 엇갈리지만 사상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까지 시위대와 군경을 포함해 최소 62명이 숨졌다고 추산했다. 비정부기구 이란인권(IHR)은 시위대 사망자 45명, 구금자 약 2천 명으로 집계했다.
국제사회의 경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과거처럼 민간인을 살해하기 시작한다면 개입할 것”이라며 “이란이 가장 아파하는 곳을 매우 강하게 치겠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영국·독일 정상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 당국에 자제와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차단이 장기화될수록 인권 침해의 실태 파악이 어려워지고, 강경 진압이 더 은폐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란 당국이 정보 봉쇄를 풀고 국제사회와의 소통에 나설지 여부가 향후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