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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화성지구 4단계 건설 현지지도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사회주의 문명개화’와 ‘수도 부흥’을 자화자찬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구조적 모순과 주민 삶과의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공정률 99%에 이르렀다며, 이를 ‘도시행정구역의 표본’이자 ‘전국 건설을 선도할 교과서적 경험’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수도를 “세계적인 문명도시”로 전변시키는 과정에서 북한의 건축 역량과 국가 잠재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은 북한 사회의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화성지구를 비롯한 대규모 주택 건설은 평양에 철저히 집중돼 있으며, 이는 이미 심각한 지역 격차를 더욱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난과 주거 노후화, 기반시설 붕괴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당국의 자원과 관심은 ‘체제 과시용 수도 건설’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문화·체육·봉사시설의 표준화’라는 표현 뒤에는 실제 입주 대상과 분배 기준이 철저히 통제된 특권 구조가 존재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평양의 신규 아파트는 일반 주민이 아닌, 당·군·보위기관 핵심 인력과 충성도가 검증된 계층에 우선 배정돼 왔다는 것이 다수 탈북민 증언과 국제 인권 보고서의 공통된 지적이다. 즉, ‘인민의 새 거리’라는 표현과 달리, 다수 주민에게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화성지구를 ‘시대의 상징’이자 ‘우리식 사회주의의 풍습을 체감하는 공간’으로 규정한 대목 역시 체제 선전의 전형적 수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년년이 새로운 기적’이 아니라, 반복되는 배급 중단과 시장 의존, 그리고 통제 강화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외관의 고층 건물과 조경이 사회 전반의 생활 수준 향상을 자동으로 담보하지는 않는다.
더 나아가, 대규모 건설을 ‘혁명의 전진속도’로 규정하며 자축을 경계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건설 성과 자체가 정치적 충성 경쟁과 업적 선전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건설 과정에서의 강제 동원, 과도한 노동 강도, 안전 문제 등은 북한 매체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
결국 화성지구 4단계 건설에 대한 이번 보도는 북한 당국이 내부 결속과 대외 과시를 위해 ‘수도 신화’를 반복 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평양의 일부 신축 거리와 건축군이 북한 사회 전체의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도의 외형적 변화가 아니라, 주민 다수의 생존과 존엄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문명부강한 국가’라는 구호는 공허한 선전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