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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일본의 조선신보가 전한 ‘2026년 설맞이모임 련계학교 학생들과의 련환모임’ 보도는 겉으로는 따뜻한 교류와 우정을 강조하지만,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아동을 정치 선전에 동원하고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체제 충성의 도구로 포섭하는 전형적인 선동 서사에 가깝다.
보도 전반에는 아이들의 감상과 대화가 반복되지만, 핵심 메시지는 일관된다. 공연의 성과는 개인의 노력보다 “조국의 사랑”과 “원수님을 향한 마음”으로 환원되고, 학생들의 미래는 “총련 애국위업의 바통”을 잇는 것으로 규정된다.
이는 문화 교류의 언어를 빌려 체제 충성과 지도자 숭배를 조기 내면화시키는 서사다. 특히 아이들의 입을 통해 “원수님께서 바라시는 대로”라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삽입되는 구성은 자발성을 가장한 정치적 주입의 전형이다.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과의 ‘련환’은 해외 동포 아동을 본국 이데올로기 체계로 묶어두는 장치로 기능한다. 일본 사회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조선사람으로 떳떳하게”라는 규범을 반복 주입하면서, 선택의 다양성을 인정하기보다 단일한 정체성 서사를 강요한다. 이는 문화 교류를 넘어 해외 공동체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유지라는 목적을 노골화한다.
보도는 아이들의 감정과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지만, 그 감정은 언제나 체제의 목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제시된다. 아동의 자율성·비정치성은 고려되지 않는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요구하는 아동의 자유로운 사상·표현의 권리는, 여기서 국가 목적에 종속된 감정 연출로 대체된다.
‘조국에 대한 노래’, ‘가리라 백두산으로’, ‘우리는 조선사람’ 같은 합창은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집단 동일시와 감정 동조를 극대화하는 장치다. 이는 단순한 문화 활동이 아니라, 집단적 충성 의례에 가깝다.
이 행사는 교류의 이름을 달았지만, 실질은 정치 동원이다. 아이들의 언어로 포장된 메시지는 지도자 중심의 충성과 조직 계승.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그 무대 뒤에서 아동의 권리와 선택이 어떻게 지워지는가다.
문화 교류는 정치적 중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될 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교류가 아니라 선전의 확장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