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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시위에 나선 시민들과 차량 행렳 |
이란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유혈 사태로 치닫고 있다는 해외 인권단체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난과 체제 불만에 항의하는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는 공식·확인 통계를 훨씬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위가 시작된 지 16일째까지 시위 참가자 가운데 최소 64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IHR은 “해당 수치는 직접 확인되거나 두 개 이상의 독립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례만을 집계한 것”이라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사망자가 6천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현지에서는 체포 직후 신속 재판과 사형 선고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수도 테헤란 인근 카라즈 지역에서는 시위에 참여했던 남성 에르판 솔타니(26)가 체포된 뒤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오는 14일 형이 집행될 예정이라는 정보가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절차가 국제법상 ‘즉결 처형’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도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HRANA는 전날까지 이란 31개 주 전역 585개 지역에서 시위가 발생했으며, 민간인과 군경을 포함해 최소 54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추가로 접수된 579건의 사망 보고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검증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테헤란과 인근 카흐리자크 지역의 법의학 시설과 임시 보관소에 다수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는 영상과 정보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의 충격을 키우고 있다. HRANA는 공개된 일부 영상을 분석한 결과, 특정 시설 한 곳에만 최대 250구의 시신이 보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방송인 IRIB 역시 최근 시신이 대량으로 쌓여 있는 대형 창고를 촬영해 보도했으나, 정확한 사망 경위나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외 인권단체들은 “당국이 피해 실태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정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구금자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HRANA는 시위 기간 동안 최소 1만681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강압적 수사와 강제 자백 사례가 96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고문과 협박을 통한 자백이 사형이나 중형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인권 규범 위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전날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도, 사상자 발생의 책임을 시위대가 아닌 ‘도시 테러범’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국가 폭력이 체계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독립적 조사와 즉각적인 진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