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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여정이 1월 13일 발표한 담화 「아무리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최근 남북 간 긴장 국면에서 다시 한번 북한식 대남 인식과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담화는 형식상 한국 통일부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화의 여지를 차단하고 대남 적대 노선을 재확인하는 일방적 선전 문서에 가깝다.
김여정의 담화는 외교 문서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롱과 모욕적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개꿈’, ‘청탁질’, ‘불량배’와 같은 표현은 상대 정부를 협상 파트너가 아닌 적대 집단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다. 이는 남북관계의 경색을 한국 책임으로 전가하는 동시에,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전형적인 선전 수법이다.
특히 한국 통일부의 ‘소통’과 ‘긴장 완화’ 언급을 두고 “한심하기로 비길 짝이 없다”고 폄훼한 대목은, 북한이 스스로 대화를 거부하면서도 그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이중적 태도를 잘 보여준다. 대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면서도, 향후 긴장 고조의 명분을 축적하는 계산된 언어다.
담화의 핵심 논리는 한국이 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 관계나 국제적으로 검증 가능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는다.
이는 북한이 과거에도 반복해 사용해 온 전형적인 레퍼토리로, 자의적인 ‘주권 침해’ 규정을 통해 군사적·정치적 대응을 정당화하려는 수사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김여정은 “비례성 대응이나 립장발표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물리적 대응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이는 외교적 경고라기보다는 긴장 고조를 통해 주도권을 쥐려는 위협 전략에 가깝다.
김여정은 담화 전반에서 “아무리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남북관계의 경직된 ‘현실’을 고착시키는 주체가 누구인지 이 담화는 스스로 답하고 있다. 대화를 거부하고, 상대를 모욕하며, 위협을 정책 수단으로 삼는 한반도에서 신뢰 회복이나 긴장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담화는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어떠한 실질적 제안도 담고 있지 않다. 오직 적대와 위협, 그리고 책임 전가만이 반복될 뿐이다. 이는 북한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대화의 실패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드러날 체제의 한계와 국제적 고립임을 보여주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결국 김여정의 말처럼 ‘개꿈’으로 치부되는 것은 한국의 대화 시도가 아니라, 위협과 선동만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북한의 낡은 환상일 가능성이 크다.
김·도·윤 <취재기자>